코리아나ㆍ한국 등 '잘나가던' 중견화장품업체, 유통채널 변화 뒤늦은 대응에 업계순위 갈수록 뒤쳐져

2000년대 초반까지 업계 2, 3위를 다투던 코리아나화장품. 중견화장품업체로서 확고한 위상을 자랑하던 이 회사는 올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5위까지 밀려났다. 전통의 브랜드파워와 확고한 방판채널을 보유하던 코리아나가 이처럼 업계순위에서 갈수록 밀려나는 이유는 유통채널의 변화를 읽어내는 데 둔감했기 때문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보다 세분화 돼가는 기초제품군을 적시에 갖추지 못한 것도 한 요인. 화장품 시장이 불황에도 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코리아나 역시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편이지만 밀려나는 업계순위에 속이 편할리는 만무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리아나화장품의 올 상반기 매출 규모는 617억원. 부동의 1위 아모레퍼시픽의 7683억원, 2위 LG생활건강이 3191억원 뒤이어 더페이스샵(1287억), 미샤의 에이블씨앤씨(800억원) 등의 순이다. 코리아나는 지난해 매출로 미샤보다 200억원 이상 앞선 업계 4위였지만 현재는 한단계 더 밀려난 처지다.


또 다른 중견화장품업체 한국화장품이나 한불화장품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중견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아모레-LG생건에 이은 업계 수위권의 튼실한 업체들이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 해 이어 올해도 주총에서 투자전문회사 HS홀딩스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기도 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56억212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최근 업계순위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코리아나나 한국화장품과 같은 중견화장품업체들이 부실하다는 건 아니다. 불황에 '역행'하는 화장품 산업인 만큼 이들 업체들 역시 외형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건 맞다. 그러나 페이스샵코리아나 미샤와 같은 신생업체들에게 불과 몇년 만에 3, 4위 자리를 내준 셈이다.


중저가 브랜드숍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미샤는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업계 4위권 이상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숍 후발주자 더페이스샵코리아는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이미 몇 년 전에 원조브랜드숍 미샤를 제치고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이러한 업계순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건 유통채널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게 주로 거론된다. 기존 화장품 판매채널의 중심이 방문ㆍ직접 판매, 전문점 등에서 브랜드숍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들 중견업체들의 대응이 그만큼 늦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샤, 페이스샵을 비롯해 스킨푸드나 뷰티크레딧의 소망화장품 역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코리아나를 턱밑까지 쫓아왔다"면서 "이들 업체들의 특징은 몇년 전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숍 시장을 선점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나의 브랜드숍 이브로쉐는 올 상반기 첫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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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코리아나는 최근 공동대표 체제를 탈피, 유학수 사장이 단독 대표 체제로 회사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밝힌 공식적인 입장은 그간 사업 다각화의 성과를 이룬 만큼 김태준 전 공동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공동대표 체제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거나 가족간 불화설(김태준 전 대표는 유상옥 명예회장의 사위)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회사측은 부인했다.


현대증권 김혜림 수석연구원은 "최근 화장품 유통채널이 많이 변화하면서 코리아나 같은 중견업체들이 설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아모레나 LG생건과 같은 대형 업체들의 브랜드 파워나 페이스샵ㆍ미샤와 같은 중저가 화장품들의 가격경쟁력과 같이 확실히 내세울 만한 게 없어 이렇다 할 성장모멘텀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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