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계기준 의무 도입 앞둔 기업들 희비 엇갈려
IFRS(국제회계기준) 의무 도입이 1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상장사들의 가치평가에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IFRS 도입으로 그동안 숨어있었던 자산과 부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는 만큼 기업가치에 대한 실질적인 재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용으로 책정돼 왔던 R&D(연구-개발)비용이 기업자본으로 쌓이는 한편 영업권, 운용리스 등이 부채로 잡히는 등 기업회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IFRS 도입으로 울고 웃을 기업들은 어디일까.

R&D투자-영업권 '자기자본'으로 '활짝'=IFRS도입으로 가장 유리해지는 기업은 R&D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그동안 R&D 투자는 비용으로 처리돼왔지만 IFRS도입 이후에는 자기자본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IT기업과 현대차와 같은 자동차 기업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R&D투자에 상당한 비용을 쏟아부어왔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급증하는 효과를 얻게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삼성전자는 3조7800억원을, 현대차와 3900억원을 R&D비용으로 각각 지출했다. IFRS 기준을 적용한다면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은 4조 가까이 증가하며, 현대차 역시 4000억원이 자본으로 잡혀 매년 감가상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당장 내년부터 IFRS기준을 도입하기로 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장사 한 임원은 "사실 R&D는 기업의 가장 큰 재산임에도 불구하고 비용으로 처리돼 기업가치를 깎아먹는 오류가 발생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국가 대비 R&D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선 IFRS 도입 후 보다 합리적인 기준으로 평가받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도 수치화해 자산 가치화할 수 있게 되면서 고유의 브랜드를 다수 가진 기업들의 가치도 높아진다. IFRS는 기업의 브랜드, 특허권 등 무형자산도 실제 가치로 평가해 자산해 포함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권(Goodwill)을 가진 기업들도 장부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된다. 영업권이란 M&A과정에서 상대에게 주는 일종의 권리금으로 기업이 다른 동종의 기업들에 비해 초과수익력을 가질 경우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같은 경우 1조5000억원 규모의 영업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하이닉스와 동양메이저, 동부하이텍, 금호타이어 등도 영업권 상위 기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연결재무제표가 기업의 '주 재무제표'로 사용되는 만큼 관계사가 많은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증가도 기대된다. 연결재무제표로 실적을 작성할 때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모든 회사'에 대한 실적을 모두 합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다.


리스-지급보증 '빚더미로' 울상=반면 리스와 지급보증이 많은 기업의 경우 IFRS도입 이후 부채가 늘어나 기업가치의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운용리스는 비용으로, 지급보증은 주석에 공시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에 기록돼왔지만 이제는 고스란히 빚으로 표시된다. 이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항공사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지급보증이 많은 대형건설사 등도 부채가 급증하게 된다.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이 수조원에 달하는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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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한국CFA협회 회장(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정확한 시뮬레이션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별로 자산 상황이나 부채 상황이 대부분 변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TX팬오션, KT&G, 이건산업 등 11개 기업이 IFRS를 조기 도입했다.


용어설명: 국제회계기준(IFRS)=자본시장 자유화에 따라 국제적으로 통일된 회계기준 제정을 목표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제정한 회계기준이며 국제증권감독자기구(IOSCO)에서 전세계 다국적기업에 사용을 권고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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