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강국 위상이 흔들린다]<2>노조에 끌려다니는 노영(勞營)원전
원자력과 수력을 포함, 국내 발전량(2008년기준)의 35.9%를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은 노조 경영 즉 '노영(勞營)경영'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공기업이다. 노조는 이명박 정부의 주요 핵심정책을 'MB악법'으로 규정하고,조합원을 상대로 반대교육에 나서는 한편 본사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한수원노조는 2년 8개월을 끌어온 한수원 본사 이전 위치가 지난달 31일 최종 결론나자마자 반대투쟁에 들어갔다. 김종신 사장과 백상승 경주시장 등은 이날 "한수원 본사 위치를 최초 결정지인 양북면 장항리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김 사장은 경주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본사이전 등이) 앞으로 3~4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사옥준공시까지 임시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는 이날 오후 6시 곧바로 반대성명을 내고 "경주의 발전을 도외시한 정치적 흥정으로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규탄하면서 백지화를 촉구했다.노조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할 것임도 천명했다.
한수원노조는 이어 전 조합원에 투쟁명령 1호를 내보내고, 리본패용, 현수막설치, 간담회 실시,교육및 선전 강화 등을 담은 투쟁지침을 내렸다.노조는 본부지부 조합원 간담회에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를 MB정권의 핵심정책기조라며 " MB 친기업(독점재벌) 정책은 정치권력을 통제하는 경제권력의 변화에서 나타난 노동자의 총체적 위기로 나타날 것"이라면서 "간담회를 시작으로 현장을 장악하자"고 독려한 바 있다.
노조는 유명 만화가들이 참여한 'MB악법 바로보기 릴레이카툰'을 노조 게시판에 게시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진보신당에서 작성한 'MB악법 오약안'을 노조원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등 반(反)공기업 선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에 끌려다니면서 요구를 들어주고 있을 뿐이다. 본지가 입수한 지난 1ㆍ4분기 한수원 노사협의회 본회의 결과에 따르면 노조측은 장례소모품지원을 현행 300명분에서 500명분으로 확대시키는 방안을 관철시켰다. 한수원은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직원도 한전(2만여명)의 3분의 1수준인 7500여명에 불과한데도 한전과 같은 수준의 지원을 받아낸 것이다.반면 한수원 1인당 평균보수액은 지난해 7700만원으로 한전(6800만원)보다 더 높다.
노사는 또 전세자금과 주택구입자금도 사업소 인근 대도시 국민주택기준금액까지 상향 조정하고, 대부시기도 매분기에서 매월로 조정했다.
또 4월 7일에 작성된 한수원 노사 단체협약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한수원은 상장시 조합원에 스톱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노조원의 순직시 배우자나 자녀를 특별채용한다는 조항도 있다. 회사는 필요한 유능한 근로자를 노조가 추천할 권한도 주는 데 합의했다.한수원 노조는 또 원자력산업의 해외수출전략화, 원전산업 종사자의 사기고양 등을 이유로 공사화가 필요하다며 건의서를 국회 지경위와 지경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경부와 한전의 복수 관계자들은 "원전수출이 한전으로 일원화된 상황에서 한수원이 공사화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경주시 한 공무원은 "사장이 직접 내려와 합의한 것을 노조가 반대해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으려한다"면서 "투쟁을 위한 투쟁앞에서 경영진과 사측이 너무 수수방관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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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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