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이대론 안된다]<中> 대박심리, 진화하는 작전
#공인회계사 김모씨는 지난해 5월 한 코스닥 상장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자산가치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회사를 2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 대가로 1억원 넘는 돈을 받은 김모씨는 이 회사 가치를 170억~240억원으로 평가한 자산 양수도가액 평가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 코스닥 상장사가 무세제 세탁기와 매연저감장치를 개발했다는 공시를 띄웠다. 공시 직후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한국거래소가 이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결국 허위공시임을 적발해냈다.
코스닥시장이 각종 '작전'이 난무하는 투기세력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와 금융감독원 등이 적극 나서 감시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지만 불공정거래 수법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상장기업과 관련한 공인회계사 비리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공인회계사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공인회계사들은 상장법인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해당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높이 평가해주거나 정기회계 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허위서류를 작성해줬다.
금융감독원 당국자는 "예전에도 회계사의 분식회계와 관련된 부정행위가 적발된 적이 있지만 회계사들이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상장법인의 불법행위에 관여한 사례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회계사들의 가치평가나 감사결과를 별다른 의심없이 믿고 투자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작전이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거래소나 금감원의 심리 시스템이 주가조작을 적발하기 쉽도록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인위적 시세조정 건수는 많이 줄었다"며 "최근에는 신사업과 관련한 허위공시를 내거나 한 해 매출액의 100~200%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 성사됐다고 발표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가를 올리고 시세차익을 챙기는 방식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도 "현물로 시세조정을 하는 사례는 많이 줄어들고 있는 편"이라며 "허위사실 유포나 공시를 통한 간접적 시세조정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소나 금감원에서 공시로 나간 사항의 진위를 일일이 검토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관련 기관들이 신종 작전을 100% 잡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 개인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세조정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이 현대화됐기 때문에 질적인 부분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수많은 코스닥 기업을 일일히 검토하기 위한 감시인원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항상 시장에서 떠도는 정보 보다는 회사의 재무상황과 주주구성을 꼼꼼하게 살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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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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