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애나, 악명높은 '빅헤드' 금융사기범에 소매치기 당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의장이 은행 계좌의 ID도용사기를 당한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6일(현지시간) 최근 미 수사 당국이 체포한 신원도용 금융사기 조직의 피해자 중에 벤 버냉키(Bernanke) 의장 부부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은 ID도용사기 조직의 리더 중 한명에 대한 판결 기록을 뉴스위크가 입수하면서 드러났다.

뉴스위크는 최근 덜미가 잡힌 신원도용 사기꾼 일명`빅헤드(Big Head)`의 리스트에 버냉키 의장의 신원정보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의 부인 애나(Anna)는 지난 해 8월 7일 워싱턴 DC 캐피톨힐 자택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숍에 앉아 있다가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당시 부인의 지갑에는 운전면허증과 신분증, 신용카드 4장, 와코비아은행 가계수표 등이 들어 있었다. 특히 가계수표에는 버냉키 부부의 계좌번호와 집 주소, 전화번호 등이 적혀 있어 부부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애나는 사고 당일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으나, 며칠 후부터 부부 은행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당시 버냉키 의장도 이 사실을 알았지만 미국과 세계 금융위기 해법 찾기에 골몰하느라 이 작은 사건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알고 보니 지갑을 훔친 소매치기는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그는 간부급인 ‘빅헤드’가 운영하는 악명 높은 신원정보 사기집단 캐넌 투더 위즈(Cannon to the Wiz)의 조직원이었던 것이다. 시카고에 소재를 둔 캐넌 투더 위즈는 미 전역에 걸쳐 소매치기범과 금융사기범들이 정교하게 결합한 범죄조직으로 이미 연방 수사기관과 경찰이 몇 달째 추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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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헤드’는 미국 전역에 걸쳐 10개 이상의 금융회사로부터 빼돌린 210만개 이상의 고객 신용정보를 도용한 혐의로 지난달 유죄를 확정,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 부부도 이번 범죄피해자 500명 중에 하나였을 뿐”이라며 “신원정보 도용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러한 금융 범죄를 위해 애쓰는 관계자들에게 감사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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