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권 내부에서 적통 계승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호남 유권자로부터 무한의 지지를 받은 DJ의 '정치적 적자'로 인정받게 될 경우 정치적 유산 승계와 함께 대권을 향한 발걸음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유리한 후계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 대표는 첫 야당 대표로 여당과의 입법전쟁을 지휘하며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에서 상주역할을 자처하면서 친노진영과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했다.


여기에 김 전 대통령 측근인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고, 모든 민주 시민사회와 연합해서 반드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문제 위기를 위해 승리하라"는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을 공개, 정 대표에 힘을 실었다.

정 대표는 지도부와 함께 25일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하의도를 방문해 추모행사를 여는 등 개혁세력의 결집을 통한 리더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전북 출신인 정동영 의원은 호남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에 있어 누구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DJ에 의해 15대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한 정 의원은 남북문제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정 의원은 김 전 대통령 국장 다음날 지지자 100명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등 발빠른 경쟁체제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4.29 재보선에서 DJ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해 현재 무소속 의원이라는 점에서 복당 전까지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대표는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당 대표시절 DJ로부터 "50년 정통야당의 계승자란 자부심을 가져라"라는 말을 들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 또 DJ의 '정치적 딸'로 일컫는 추미애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러한 당 안팎의 경쟁에 비판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서거가 연이어 발생한 상황에서 서로 대권을 놓고 다투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야권 통합과 민주진영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진행되는 후계자 경쟁은 오히려 지지층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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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컨설팅업체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적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헌신하고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충실히 이행해왔는지를 검증받아야 한다"며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문제는 '포스트 DJ'라는 경쟁의 정치적 토양이 과연 민주당에 있느냐는 점에서는 회의적"이라며 "오히려 지금의 상태에서 경쟁은 통합이나 발전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분열과 대립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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