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투입 은행의 지분을 보유한 각국 정부의 희비가 엇갈려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이 평가차익을 올린 반면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 유럽 국가 가운데 스위스가 처음으로 구제금융 지원 은행의 지분을 매각, 쏠쏠한 차익을 남기자 각국 정부는 자신들의 손익계산서를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지난주 UBS 보유지분 9%를 매각해 12억 스위스프랑(약 1조4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60억 스위스프랑을 UBS에 지원하고 의무전환사채를 확보한 스위스 정부는 지난주 지분 매각으로 상당한 차익을 실현했다.
씨티그룹의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정부 역시 씨티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차익이 110억 달러에 이른다. 씨티가 지난달 말 250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자 미 정부는 주당 3달러25센트에 70억주를 사들인 바 있다. 그 후 씨티의 주가는 랠리를 펼쳐 주당 4달러70센트까지 치솟았고 이에 정부 지분의 가치가 110억 달러나 늘어났다.
이밖에도 미 재무부는 골드만삭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한 후 매입한 워런트를 재매각해 총 14억1800만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연 23%의 수익률이다. 아멕스의 구제금융 상환을 통해서도 연 2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스위스를 제외한 주요 국가들은 은행 보유지분에서 108억달러의 평가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국이 가장 큰 손실을 떠아고 있다. 로이드 은행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지분을 각각 43%, 70% 보유중인 영국 정부는 올해만 33억 파운드 (약 55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랠리로 예상손실액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 지난 6월말만 하더라고 110억파운드의 손실이 예상됐다.
한 은행관계자는 “UBS의 경우 정부의 보유 지분이 작았기 때문에 대표성이 없다”며 “만약 씨티그룹과 로이드은행의 지분이 매각될 경우 이는 1990년대 민영화사태와 같은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의 태도도 제각각이다. 미국 정부는 지분을 팔 생각이 없다고 못박고 있는 반면 영국 은행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UK파이내셜 인베스트먼트(UKFI)는 수익성이 회복되면 로이드 은행과 RBS의 지분을 바로 매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부가 자신의 보유 지분을 내세워 기업들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 의사결정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누누이 밝혀온 미 정부 역시 씨티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이사회 결정에 관여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런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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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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