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진원지의 정부들이 부실 은행 지원을 위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통해 쏠쏠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미국과 스위스에 이어 독일 정부도 부실은행의 구제금융 과정에 상당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 정부와 50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시장안정화기금(Soffin)이 3억유로(약 4억3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부실 금융회사에 신용 보증을 제공하고 얻은 수수료 수입이 여기에 포함됐다.

은행권 구제금융으로 '남는 장사'를 한 것은 독일만이 아니다. 유럽 국가 중 구제금융 은행 지분을 처음 매각한 스위스가 12억스위스프랑(약 1조4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 그 예.


스위스는 자국 최대 은행인 UBS의 주식 3억3220만주를 주당 16.50스위스 프랑에 매각해 이같은 수익을 올렸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구제 금융의 일환으로 60억스위스프랑을 들여 UBS의 의무전환사채를 사들인 바 있다.

앞서 미국 정부도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은 부실은행이 구제금융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 지난달 말 골드만삭스가 워런트를 재매입했을 때 배당금을 포함해 총 14억1800만달러를 미 재무부에 지급했다. 미국 정부에 총 23%의 수익을 올려준 셈. 미 정부는 이밖에 아멕스의 구제금융 상환을 통해 연 2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각국 정부들이 은행들에 무조건으로 돈을 지급하는 정책은 은행들이 자생력을 확보하는데 좋지 않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은행들이 현금을 부여잡고 있는 반면 대출은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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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독일 정부는 집권당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야당으로부터 회생 불가능한 금융기관을 돕기 위해 세금을 낭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파산 위기에 처했던 모기지 대부업체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HRE)를 살리느라 너무 많은 돈을 썼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HRE은 정부의 신용보증에 대한 수수료를 1억유로나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총선이 5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당이 이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수익을 발표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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