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롯데그룹 마케팅 담당자들은 고객 서비스 개선 방안의 하나로 ‘코스트코(Costco)’라는 회사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그들의 영업방식을 벤치마킹했다.
백화점, 할인매장 등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이 코스트코를 관찰한다는 이유가 흥미로웠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이유는 고객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란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자인 코스트코는 백화점이나 할인점과 같이 제품 각 코너에 안내직원들이 없다. 고객이 살 물건을 창고에서 꺼내 가면 계산대에서만 직원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코스트코에는 고객 불만사례가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고객 불만을 줄이기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거나 매장 직원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롯데 직원들은 코스트코 사례를 통해 ‘직원이 사라지면 불만도 없다”는 것이다.
사업 현장에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정부가 기업에 신규 고용을 독려하고 지자체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무인경제는 갈수록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무인화 범위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봐야 한다. 사람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거나 기존에는 10여명이 해야했던 일들이 고작 1~2명만으로 가능해질 만큼 시스템 자동화의 발달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침체를 겪지 못하고 있는 자동판매기업계에서 지난 2007~2008년 멀티자판기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일반 자판기에 비해 판매 제품수가 훨씬 많은 멀티자판기는 그동안 잔고장이 많아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최근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빌딩내 소규모 매장 대체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판기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경우 아예 멀티 자판기를 여러대 한 곳에 모아둔 ‘무인 점포’라는 사업도 성행하고 있다.
이밖에 셀프세탁기, 무인 DVD 대여기 등도 히트를 치고 있는 자판기 아이템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 역사에서 개통식을 가진 무인 경전철은 현대로템이 납품했다. 밴쿠버 경전철은 승무원 없이 중앙통제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운행되며 기본 2량 1편성으로 200여명을 탑승한 채 최고시속 90km로 주행할 수 있다. 무인 경전철은 오는 2011년 4월 부산 김해를 시작으로 서울 우이~신설, 인천 2호선 등이 차례로 개통돼 한국에서도 곧 선 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지방에 소재한 러브호텔은 무인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주차장을 통해 입장한 후 방과 서비스 내용을 선택해 신용카드로 비용을 지불하면 차에 탄채로 곧바로 원하는 방이 있는 층으로 이동하며, 그 방에는 고객이 원한 서비스가 이미 갖춰져 있다. 다음날 나갈 때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차에 앉으면 출구까지 나갈 수 있다. 이 호텔을 이용하는 동안 다른 방에 들어온 손님이나 심지어 직원의 얼굴도 볼 일이 없다.
무인화는 군수산업에서는 매우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미군이 배치하고 있는 ‘F-22 랩터’는 최후의 유인 전투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야 하는 전투 조종사 교육, 전투기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저렴한 무인 항공기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중동 부국에서는 레저산업에서 무인화가 이뤄졌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낙타 경주장에는 낙타를 모는 기수가 사람이 아니라 바로 로봇이다. 낙타 주인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모형비행기 조종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무선조종기로 낙타 위의 로봇기수에게 명령을 내리면 로봇이 낙타에게 채찍을 휘둘러 경기를 벌이는 방식이다.
낙타 기수의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낙타의 기록이 좋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어린 아이가 기수가 돼야 하는데 이러다 보니 낙타 주인들이 어린 기수들에게 소량의 식사만 제공하는 등 아동학대가 극성을 부리게 됐다. 이러한 문제가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알려지자 카타르 정부는 로봇 기수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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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공장을 이전했던 선진국 기업들이 한 때 본국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다. 각국 지자체들은 쌍수를 들고 반겼지만 기대 이상의 일자리 창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갖가지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현대식 공장에서는 사람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조업에서만 벌어졌던 무인화는 서비스업 분야에서도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무인화는 기업의 비용 경쟁력을 확대해 주겠지만 고용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고용 창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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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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