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스위스 정부가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의 고객 정보 공개에 대한 합의를 이뤄낸 뒤 처음으로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UBS 고객 탈세 조사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스위스 현지 언론인 NZZ 암 존탁의 보도를 인용해 UBS의 비밀 계좌 보유 고객 중 5000여명의 정보가 미 정부에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UBS의 대변인과 스위스 법무부의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이는 미국과 스위스 정부 양측이 이번주 정보 공개 합의안에 대한 최종 사인을 앞두고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기로 동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세청은 그동안 150억달러의 탈세 자금을 UBS 계좌에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국인 고객 5만2000명의 계좌정보를 제공할 것을 UBS 측에 요구해 왔으며 마침내 지난주 합의점을 이끌어 냈다.

NZZ 암 손탁에 따르면 양 측은 지난 1996년 미국과 스위스간에 체결한 세금법 합의에 따라 정보 공개를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스위스 정부는 의회의 동의 없이 미 정부와 직접적인 협상에 나설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고객 정보 제공은 스위스은행 사이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고객 비밀주의 전통이 깨진 것을 의미한다. UBS는 비밀주의를 포기함에 따라 탈세 고객 관리에 따른 벌금을 납부해야할 의무가 사라진 대신 고객들의 신뢰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한편, UBS 고객에 대한 탈세 혐의 조사는 전세계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홍콩에서 UBS 고객들의 탈세 혐의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UBS와 자문회사들이 홍콩 법인 명의를 이용한 미국인들의 자금 은닉을 돕고 있다는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UBS 고객 존 맥카시는 세금 탈루 혐의를 인정하고 미 법무부의 조사에 동참키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3년 홍콩 법인인 COGS 엔터프라이즈 명의로 UBS 스위스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이 계좌를 통해 1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는 UBS와 스위스 변호사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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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뉴욕에 거주하는 제프리 처닉 역시 홍콩 기업 명의로 UBS 계좌를 만든 뒤 탈세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이 과거 영국의 식민지로서 기업 설립이 자유롭다며 미 정부가 홍콩 소재 기업들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의지를 보이더라도 조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은 예전부터 외국 금융당국의 협조 요청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사례가 많기 때문. 홍콩 정부의 대변인은 "홍콩은 엄격하고 효율적인 탈세 방지 규제를 가지고 있으며 은행권의 비밀을 보장하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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