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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 국민철도 꼭 이뤄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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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합물류회사로 탈바꿈, 수익극대화…8월 3일 ‘경영비전’ 내놓을 예정


[아시아초대석]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
007가방에 철도 책, 업무자료 갖고 다니며 짬짬히 공부
오는 9월 대전역 옆 철도기관 공동사옥 입주, 조직재정비 등 발돋움 위해 '날개짓'



허준영 한국철도공사 사장(57)은 올 3월19일 취임 때 밝힌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 1등 국민철도’를 만들기 위해 4개월여를 달려왔다.

업무파악, 현장방문, 인사, 조직발전의 밑그림그리기 등 쉴 틈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4월 말 사내·외 전문가 18명으로 태스크 포스팀(경영기획단)을 만들었다. 경영상황을 진단, 한 단계 발돋움하는 철도공사의 청사진을 설계하고 시행하는 ‘행동실천계획’을 만들기 위해서다.

“철도의 주력사업인 여객과 물류 등 운송사업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철도미래를 끌고 갈 신성장동력은 종합물류다. 거점 간의 단순이동물류가 아니다. 제3자 물류, 보관, 유통 등의 사업을 아우르며 전국의 철도 터를 중심으로 물류복합환승기지센터로 개발, 종합물류회사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종합생활서비스·국내외개발 등 연관 사업까지로 넓혀 글로벌종합서비스기업으로 커나갈 것이다.”

허 사장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세계 1등 국민철도’ 경영비전을 오는 8월 3일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허 사장을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사장취임 후 중점을 두고 해온 일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 1등 국민철도’ 만들기다. 경영기획단을 만들어 지휘하고 있다. 결과는 곧 나온다.

경부선 막차운행시간을 40분 늦춘 건 ‘세계 1등 국민철도’로 가기위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열차가 운행을 멈춘 밤 시간을 쪼개 차량을 손보고 선로를 보수하므로 ‘40분 연장’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숨은 40분’을 찾아내기까지 현장기술팀과 숱하게 협의했다. 그렇게 해서 고객들이 더 편하게 기차를 탈 수 있게 됐다.

하루 평균 손님이 520명 늘었다. 한해 예상수익도 35억원에 이른다. 작은 것이라도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건 하나하나 고치겠다는 생각으로 한 성과다. 국민들 불편을 덜고 수입까지 늘려 1석2조다.

게다가 코레일 위상도 달라졌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정상추진 여부논란 등 어려움에 놓인 적 있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 2~3년이면 현안들이 풀리고 조직 체질개선도 이뤄질 것이다.

-철도관련 기관·단체들이 서울에 많아 대전을 오가야하는 등 애로가 많을 텐데….

▲서울역 행사나 국토해양부 등을 방문할 땐 서울로 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보낸다. 철도공사가 전국조직 아니냐. 당연히 업무도 그렇다.

서울서 대전으로, 대전서 서울로 오가는 동안 KTX에서의 50분간은 나에게 업무연장이다. 집무실에서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서류를 정독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늘 007가방을 들고 다닌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다. 007가방 안에 뭣을 넣어 다니나.

▲철도와 관련된 책과 자료들이 들어있다. 철도에 대해 알아야 하므로 공부하는 책 몇 권과 집무실에서 다 보지 못한 업무서류들을 넣어 다니며 짬짬이 보고 연구한다.

-밖에서 본 철도공사와 안에 들어와서 느낀 공사와의 차이점은.

▲문제가 많이 있으면서도 발전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들었다. 와서 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숨은 힘’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안전에 신경써야하는 등 공익을 위해 고생하는 게 경찰과 같다고 느꼈다. 현장근무자들 제복도 경찰과 비슷하고….

철도공사는 국내 공기업 중 최대조직이다. 맨 파워가 대단하다.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크다. KTX운영경험에서 알 수 있듯 국민들 생활과 문화패턴까지 바꿀 만큼 파급력이 막대하다.

그래서 철도인은 다른 어떤 직업, 일터보다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보람도 커야한다고 생각한다. 철도공사 사장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철도 및 철도인을 보는 견해는.

▲열차시간표에 따라 국민들 생활흐름을 바꿔놓을 정도로 철도인의 역할과 철도영향력은 막강하다.

3만2000여 철도인 한명 한명이 자질을 충분한 갖췄다고 본다. 특히 철도고, 철도대 출신들의 경우 우수하고 성실한 사람이 많다.

다만 오랜 공무원생활에 젖어 수익을 올리는 데 다소 미흡한 것 같아 아쉽다. 따라서 시도되지 않은 방식, 뛰어난 방법으로 일해야 한다. 110년 철도역사의 자긍심을 갖고 생각과 행동을 창조적으로 바꿨으면 한다.


-오는 9월 새 사옥입주 등 할일이 많은 것으로 안다. 올해 꼭 이뤄낼 과제는.


▲2006년 12월 대전역 옆에 짓기 시작한 철도기관 공동사옥이 오는 9월이면 준공돼 들어간다.

그곳으로의 이전은 철도공사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지역민들에겐 지역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안겨줄 것이라 본다.

내년까지 영업수지적자를 50%대로 줄여야 하고 2012년까지 흑자전환이 목표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여객과 화물운송수입의 정체 등 걸림돌이 많다.

연말까지 약 2500억원 비용절감 추진, 조직개편 등 긴축경영으로 위기극복에 나설 예정이다.

또 걸 맞는 인사도 할 것이다. 신물류사업 등 성장동력부문, 해외비즈니스부문, 철도선진화 경영부문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뤄진다.

전국 17개 지사를 지역본부체제로 광역화해 군살을 빼고 고객과 현장중심의 경영체제가 한층 효율적으로 이뤄지게 할 각오다.

-철도는 ‘저탄소 녹색 대표교통수단’으로 떠오른다. 이에 따른 공사의 장기계획은.

▲6%대인 철도물류수송분담률을 15%대로, 7%대인 여객수송율을 20%로 높일 것이다. 저탄소 녹색마일리지와 에코레일 인증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정부, 공공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수송물량을 철도로 돌리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거점 간 단순이동물류에 머물지 않고 제3자 물류·보관·유통 등 사업다각화에 나선다.

전국의 철도 땅을 물류복합환승기지센터로 개발, 종합물류회사로 바꿀 계획이다.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에 대비해 외국 주요 선사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갖춰 글로벌종합물류회사로 성장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노사가 뭉쳐야 한다고 본다. 노사화합 방안은.

▲2012년까지 영업수지 흑자달성, 고객감동, 신성장동력 발굴, 인사혁신에 따른 기업체질 개선, 노사와 국민이 윈윈윈(win-win-win)하는 상생문화를 바탕으로 풀어야 한다.

노사와 우리의 고객인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윈윈윈 정신’으로 다양한 대화채널을 통해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나 원칙을 벗어난 무리한 요구나 불법·부당한 행위로 압박하면 순간적인 국면전환을 위한 온정적 타협은 하지 않을 것이다.

관련법과 사규에 따라 조치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철도발전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신발 끈을 다시 묶어야할 때다.

-직원들 얘기에 귀 기울이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안다.

▲아래 사람을 만나면 ‘당신이 최고야!’ ‘잘 했다’고 칭찬한다. 윗사람이 하나를 칭찬하면 열개로 받아들여 더 열심히 뛴다.

부산서 경찰서 과장으로 일할 때 경험했다. 겸손 리더십, 경청 리더십이 그래서 중요하다. 취임 직후 시작한 직원들과의 식사미팅도 이어오고 있다.

-간부와 직원들에게 ‘청렴’을 자주 강조한다고 들었다.

▲철도인은 늘 정정당당해야 한다. 이해당사자에게 신세지지 말아야 한다. 과거 철도에 대해 나쁜 인식이 있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는 말 대신 ‘털어도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있다’는 소리를 듣도록 해야 한다.

-평소 경영철학이 있다면.

▲세계적으로 철도가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 경영가치를 최상의 철도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1등 국민철도’로 정했다.

명함에도 그런 문구를 써넣고 다닌다. 세계 최고의 철도서비스품질을 꾀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한민국 대표공기업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국민들이 불편해 하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고쳐야 한다. 고객감동서비스가 하나 둘 쌓이면 사랑받는 ‘국민철도’가 될 수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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