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함량 임의 조절ㆍ전산시스템도 조작
檢, 임원 등 4명 구속기소ㆍ8명 불구속 기소


시멘트 등의 함량을 임의로 조정해 배합한 레미콘을 제조ㆍ판매한 국내 3대 레미콘 업체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제1부(부장 이혁)는 30일 이중 배합시스템을 이용해 건설업체들과 약정한 배합 비율 보다 시멘트 등의 함량을 적게 배합한 레미콘을 제조ㆍ공급해온 대형 레미콘 업체 3곳을 적발해 각 회사 주요 임원 3명과 시스템 개발업자 1명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3개 레미콘 업체의 대표이사 및 임원 4명, 이중 배합 시스템 개발업자 1명, 레미콘 제조업체 3곳 등 8명도 불구속기소됐다.
 
이번에 적발된 레미콘 업체 DㆍSㆍE사 등 3개 업체의 국내 레미콘 총 생산량은 전체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17일까지 건설업체와 약정한 배합 비율보다 시멘트 함량 등을 줄여 자체 설정 기준으로 배합하거나 건설업체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혼화재, 저가 골재를 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KS F4009 레미콘 품질 기준과 현장 배합 기준에 부적합한 레미콘을 제조, 건설업체에 납품해 164억~180억원의 레미콘 공급 대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올 3월22일부터 4월17일까지는 건설업체가 승인한 시방배합표와 KS F4009 규격에 부합하지 않는 레미콘을 제조해 인증받지 않은 건설자재인 레미콘을 건설공사에 사용(건설기술관리법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건설업체와 약정한 배합 비율을 무시하고 임의로 설정한 기준과 업체의 규모에 따라 차등화된 레미콘을 제조했을뿐 아니라 건설업체로부터 시멘트 등 함량 미달로 인한 반품 또는 공급 중단을 피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도 조작, 당초 약정한대로 배합한 것처럼 자동생산기록지(배치리스트)를 꾸미기도 했다.
 
또 현장 검사 통과를 위해 이른바 '검사 통과용 레미콘 차량'을 선정해 먼저 보내고, 레미콘 이중 배합을 숨기기 위해 작성한 허위 배치리트스를 현장 감리단 사무실에 제출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토해양부가 적발된 3개 업체에서 실제로 배합한 레미콘 공시체를 다수 제작해 강도 검사를 한 결과, 모두 호칭 강도 이상으로 나타타 건축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올 4월부터 6월까지 이들 3개 업체 본사 및 7개 지방 공장을 압수수색해 지난 24일 각 본사 주요 임원 3명을 구속한 바 있다.
 
이혁 부장은 "이번 수사와 동시에 기술표준원에 의뢰해 전국 주요 20개 레미콘 제조공장을 현장 점검한 결과, 대부분 이중 배치리스트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기술표준원은 앞으로 나머지 레미콘 업체들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고, 검찰은 고발된 업체에 대해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또 "검찰은 국내 레미콘 수급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이번 수사가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업계 1~3위 업체만 제한적으로 수사했다"며 "그 과정에서 해당 기업이나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과 임원 등의 입건 범위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이에 대해 "레미콘업계는 일부 KS규정을 준수하지 못한데 대한 소비자와 국민에 대해 사과한다"며 "무엇보다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또 "민ㆍ관ㆍ학이 함께 콘크리트 품질의 안정화와 기술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준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업계 스스로도 개선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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