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정 "재정·금융정책 기조 하반기에도 유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내외 경제상황과 관련, "경기하강 속도가 완화되고 있긴 하나, 아직 하강 중인 건 분명하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윤 장관은 지난 12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정책워크숍을 통해 "현재 정부 입장에선 적극적 재정정책과 금융 완화정책의 기조를 바꿀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
-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과 통화 정책 방향은.
▲ 현재 정부 입장에선 적극적 재정정책과 금융 완화정책의 기조를 바꿀 단계가 아니다. 하반기에도 지금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경기선행지표 등 긍정적인 지표가 분명히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원유, 원자재 가격 문제 등 낙관만 할 수 없는 불안 요소가 공존하고 있다. 우리 경제상황은 2분기는 지나봐야 판단할 수 있다. 현 단계에선 적극적 재정정책과 경기 이완 정책을 해야 한다. 7월 하순쯤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
경기가 회복되면 수요가 늘어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물가가 오를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얘기가 다 나오는 건 나라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고, 우리도 서서히 경기가 회복시에 올 수 있는 부작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경기 하강 속도가 완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하강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전분기대비로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했다는 점 등만을 보고 정책 전환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원자재 가격이 경기 회복과 같은 방향으로 상승할 조짐이 보인다. 에너지 과소비 체제를 저소비 체제로 바꾸는 노력이 제일 시급하다.
- 연구개발(R&D) 활성화 방안은.
▲ 지금 가장 시급한 게 R&D 투자를 늘리는 거다. 흔히 기업이나 기관이 구조조정을 하면 R&D 분야의 연구 인력과 예산을 줄이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하에 해야 할 것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이다. 이를 위해 R&D 투자가 장려돼야 한다. 수출이 효자 노릇을 하는 업체를 보면 R&D 투자를 소홀히 한 경우가 없다. R&D 투자를 늘리기 위해 각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다.
-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은.
▲ 구조조정은 처음엔 건설업, 조선업, 그리고 지금은 해운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다음에 주채무계열 45개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434개 기업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위한 평가를 하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 때와 달라진 건 ‘구조조정촉진법’이 있다는 것이다. 채무구조조정은 주채권은행이 한다고 돼 있는데 이게 옳은 방향이다. 개별 기업의 사정은 주채권은행이 가장 잘 안다. 정부가 할 일은 이런 주채권은행들이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감시하는 것이다.
외환위기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은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개선했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외환위기 땐 400%를 넘었으나 지금은 100% 수준이. 주채권은행이 정확한 통계를 갖고 평가한 것이다. 현 단계에선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합리적으로 착실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기업 인수`합병(M&A)은 모든 나라가 균형 있게 이뤄지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M&A 시장이 잘돼야 경영 견제권이 활성화된다. M&A를 제도적으로 부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
- 내수와 서비스 산업 육성 방안은.
▲ 내수시장 활성화는 개인적으로 강조해온 바다. 우리나라는 수출입이 전체 GDP 대비 90%에 달하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대외의존도가 강한 나라가 타격을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와 같은 ‘소규모 개방형 경제’ 입장에선 내수시장을 보완하고 키워야 한다. 그러려면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재정부는 이 분야 육성에 노력하고 있다.
-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문제로 거론되는데.
▲ ‘4대강 살리기’ 예산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건 4대강 사업 자체가 늘어난 게 아니라, 거기에 연관된 것을 같이 포함했기 때문이다. 예비타당성조사가 필요한 분야는 반드시 한다. 관련 법령에 나열돼 있는 예비타당성 면제 부분만 예타가 면제되는 것이다. 4대강 살리기에 대한 예산 전용 문제는 아직 내년 예산이 편성 중인 단계여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
- 소득 불균형 문제는 어떻게 보나.
▲정부는 지난 13년간 사회복지 예산을 어떤 분야 예산보다 많이 늘려왔다. 매년 13%씩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득분배가 불균형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지난 10년간 저성장을 하면서 경제적 약자와 취약계층이 가장 불이익을 봤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경기 침체를 빨리 회복해 성장 동력을 되찾도록 하는 한편, 경제적 취약자, 기초생활보장자 등 지원이 필요한 분야에 복지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노력하겠다. 복지 전달체계는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개선하고 있고 유사한 복지항목을 조정하는 통합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 고용 상황은 언제쯤 ‘바닥’이 올 것으로 보나.
▲고용은 지난 3~4월에 취업자 감소세가 진정됐다가 5월에 다시 증가로 반전됐다. 기본적으로 제조, 건설, 도매, 음식·숙박업 등에서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 아직은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6월 들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이 본격 집행된 뒤 고용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상황이 좋아지면 그때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도 있어 고용은 경기와 같은 추세로 나가지 않을 수 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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