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무역흑자가 정점에 달했다. 4월 무역흑자가 사상 최초로 60억달러를 돌파하며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마저 깜짝 놀라게 했다.
지경부에서 최대 55억달러로 예상했던 무역흑자가 60억달러마저 뚫고 오른 것은 환율 효과가 본격 반영된 데다 유가, 원자재가 안정으로 수입 감소세가 지속됐기 때문. 여기에 우리의 주력품목인 IT 등의 수출이 다소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4월까지 누적 무역흑자도 95억달러를 넘어서며 100억달러에 육박하게 됐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9.0% 줄어든 306억6900만달러, 수입은 35.6% 감소한 246억52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인 60억17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통상 3개월의 시차를 두고 무역흑자에 반영되는 환율 효과가 본격화된 데다 IT부문이 예상외로 호조를 보였다"며 "지경부로서도 깜짝 놀랄 정도의 수치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평균 1103원이던 원ㆍ달러환율은 지난 1월 1355원, 2월과 3월에는 1440원, 1453원에 달했고, 4월에는 1336원을 기록했다.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상반기에는 매달 두 자릿수의 무역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품목별로는 선박과 액정디바이스 수출이 각각 39.9%, 2.3% 늘어난 가운데 대부분의 품목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감소율은 다소 완화되는 추세다. 업종별 3월과 4월 수출감소율은 석유화학이 29%→16%로, 철강이 18%→13%, 반도체 38%→26%, 무선통신기기 22%→18%, 가전 36%→ 20%, 섬유류 20%→10%, 자동차 46% →42%로 완화됐다.
수출 감소율이 다소 회복된 것과 달리 수입은 여전히 35%이상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문제다. 유가 등 원자재 수입 감소 외에도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이 각각 30%대의 감소율을 기록하며 내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부품, 승용차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반토막수준으로 떨어졌고, 반도체제조장비 수입도 80%나 급감하면서 향후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도 복병이다. 올해 전세계의 교역규모가 9%이상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역 위축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 측은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응하기 위한 민관 TF를 구성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원ㆍ달러환율 약세와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당분간 두 자릿수 무역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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