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이미 예견한 것, 할려면 제대로.."

KT(대표 이석채)가 투명경영에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협력사와의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다.

KT는 12일 '클린 KT 프로젝트(Clean KT Project)'의 일환으로 정보통신공사의 운영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100% 직영공사체제 도입 ▲협력사 평가방법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보통신공사 협력사 운영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KT는 정보통신공사업체들이 지적해온 페이퍼컴퍼니의 공사수주와 직하도급 차단을 위해서는 직영공사체제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력사를 우량 업체 위주로 정예화하기로 했다.

협력사는 2011년까지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페이퍼컴퍼니나 직하도급 사례가 발견되면 즉시 협력사에서 제외된다.

또 대표적인 정보통신공사업체인 자회사 KT네트웍스의 공사 참여를 특정분야로 제한하고, 대신 자회사의 협력사를 KT의 협력사로 수용키로 했다.

KT는 협력사 평가에서도 감리원의 의견과 같은 비계량적 요소를 배제하고 100% 계량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협력사 선정주체는 과거의 지역본부 단위에서 본사의 관련 임원들이 참여하는 확대구매전략위원회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KT는 준공검사에 있어서도 검사자의 풀(Pool)을 대폭 확대해 로비 개연성을 차단하고, 경쟁 협력사가 검사에 참관하는 크로스체크(Cross Check)제를 도입함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소규모 분할 발주, 수의계약으로 발생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소규모 공사는 통합 발주하고, 수의계약 기준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특히 KT는 임직원과 협력사의 부적절한 관계 적발시 파면조치하고, 협력사도 퇴출하는 등 강도높은 윤리지침을 적용키로 했다.

KT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공사 협력사 운영체계 개선(안)'에 대한 설명회를 지난 10일 대전 인재개발원에서 KT·KTF 정보통신공사 협력사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한편, KT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All New KT로 거듭나기 위해 '클린 KT 프로젝트'를 강력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고등검찰청 정성복 검사를 윤리경영실장(부사장)으로 영입하고 조사전담 조직을 대폭 강화한데 이어, 수시로 사내 통신망을 통해 'Clean KT 서신'을 직원들에게 전파함으로써 임직원들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KT는 부서장이 부하직원의 윤리경영 마인드 향상 및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문제 발생시에는 연대책임을 지도록 했다.

아울러 31개 기관 391개 부서로 클린존을 확대하고 클린-365센터 운영, 윤리교육 확대, 윤리실천 모니터링 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KT는 이번 'Clean KT Project' 가운데 19개 과제를 중점 추진하고, 신상필벌을 엄격 히 적용할 방침이다.

정성복 윤리경영실장은 "그 동안 외부에서 KT의 윤리경영에 대해 우려가 많았다"며
"누구를 만나도 KT가 깨끗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투명경영을 뿌리내리겠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할려면 제대로 해라"

KT가 '통합 KT'의 출범을 50여일 앞두고 강도 높은 윤리경영안을 내놓은 것은 업계의 오랜 관행처럼 자리잡고 있는 협력사들과의 리베이트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 KT 사장과 조영주 전 KTF 사장이 '납품 뒷돈'으로 구속 기소되면서 크게 실추된 KT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KT는 공기업으로 출발해 민영화된 전력 때문에 사업파트너들에게 군림하려 드는 등 공기업의 나쁜 요소가 남아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통신사들은 보통 시설구축과 정비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KT와 KTF만해도 매년 수조원의 돈을 쓴다. 그 공사의 대부분은 협력업체가 독식한다. 그렇다보니 통신업체들은 협력업체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

과열경쟁으로 치닫다 보니 리베이트와 권력자가 뒤를 봐주지 않으면 그 지위를 얻기 힘든게 현실이다. 통신사업은 업계특성상 정부와의 유대가 매우 긴요하다. 권력자들의 청탁을 거절할 수 없는 이유다.

사실 업계는 이석채號가 출항하면서 협력업체들에 대한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이미 예견해왔다. 하지만 '아랫돌이 윗돌을 괴는 식'의 변신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관행이 사라질지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KT와 KTF 모두 '혁신'이란 명분을 달아 협력업체들을 대거 바꾸겠지만 이미 또 다른 업체들이 힘을 쓸 수 있는 '끈'을 잡기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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