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시작과 함께 온라인 상에서 각 프로야구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댓글공방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일 한국 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꺾고 조 1위로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승리는 전 경기에서 당한 콜드게임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 본선에서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온라인세상의 '넷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이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대표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댓글들에는 미묘한 시각의 차이가 녹아 있다. 대표팀 전체를 응원하기는 하지만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의 선수에게는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는 반면 타 팀 선수의 활약에는 의구심을 보내는 식이다. 공방은 여기서 시작된다.
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의 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다는 한 야구 커뮤니티는 WBC 시작과 오는 4월 프로야구 시즌 개막이 다가오면서 겨울의 긴 침묵을 뒤로하고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특히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연일 WBC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에 대한 공방을 벌이고 있어 벌써 프로야구가 시작된 분위기다.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평가의 글과 거기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서 이번 시즌을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 커뮤니티에는 지난 11일 '그래도 박기혁 만한 유격수는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롯데 박기혁이 부상으로 빠진 삼성 박진만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내용인데 댓글에서는 여기에 동의하는 팬들과 그렇지 않은 팬들의 팽팽한 공방이 오갔다.
동의하는 쪽은 롯데 팬일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은 쪽은 다른 쪽 팀의 팬일 가능성이 높다.
쟁점은 역시 수비력과 공격력 두 곳에서 나타났다. 유격수로서 수비는 박진만이 더 뛰어나다는 것은 양측이 다 인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롯데 팬으로 짐작되는 다수의 네티즌들은 박기혁의 수비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박진만과 같은 발군의 수비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국가대표로서 손색없는 실력을 보였다는 것.
오히려 공격력에 있어서는 박기혁이 더 좋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박진만을 응원하는 삼성팬은 자다가 뺨 맞은 꼴이다.
부상으로 이번 WBC에 출전하지 않은 박진만의 타격이 왜 거론돼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이들은 여기서 박진만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항변한다.
특히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수비력보다 다소 만족스럽지 못했던 공격력을 문제 삼는 것이 영 불만인 눈치다.
한국 대표팀의 차세대 유격수는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발전적 논의가 오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유격수에 대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면 이것은 이미 8개 팀이 각축을 벌이는 프로야구 판 그 자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단 하나. 프로야구는 팬이 많다고 이길 수 없지만 댓글공방은 팬이 많을수록 승산이 크다는 것이다.
어느새 분위기는 팬이 많은 롯데 소속 박기혁을 믿어보자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표급 유격수를 보유하지 못한 팀의 팬들은 2, 3루 사이가 걱정돼도 남은 WBC 경기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볼수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는, 공ㆍ수ㆍ주를 완벽히 갖춘 유격수가 당장 등장하지 않는 다음에야 이같은 댓글공방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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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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