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어느 회사이든 재고가 바닥 날 것입니다. 그래서 6월까지만 견디면 살아날 구멍이 있지 않겠습니까."

한계상황에 다다른 어느 대기업 협력회사 사장님의 '실낱같은 희망'이 묻어나는 경제전망입니다. 3월도 반이 지났으니 앞으로 3개월만 잘 참고 견디면, 주문이 살아나고 공장을 다시 가동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입니다. 하지만 벼랑끝에 몰려 결국은 기다림 밖에는 선택할 카드가 없다는 절박함을 엿볼수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경제 때문에 기업과 국민이 시름과 한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최소 3년에서 5년은 걸려야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현재의 경제상황은 상당기간 회복하기 힘든 L자형의 모습을 그릴 것이라는 것이 다수설입니다.
 
물론 희망적인 소수설도 있습니다. 경제가 V자형의 모습으로 단기간에 회복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회복된다면 위기가 다가온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같은 경제전망은 지난 2월 올해 한국경제를 OECD 20개국중 최악의 상황으로 전망한 IMF의 보고서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를 마이너스 4%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분기별로 찬찬히 되씹어보면 엉뚱할 정도의 이 보고서에서 희망을 읽을수 있습니다. IMF는 2분기를 바닥으로 설정하고 회복세를 보여 4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 내년에는 4.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한국경제가 불과 1년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간다는 것입니다.

한달여의 기간이 지난 지금, IMF의 올해 경제전망을 부인하는 전문가는 지금 없습니다. 경제는 그렇게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런 경제가 1년뒤 마치 마술에 걸린 것 처럼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수 있을까요. 이 대목에 대해서는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미국, 유럽 ,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는 정부주도의 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가의 경기부양예산은 대략 2조5000억달러, 물론 구제금융 예산까지 포함할 경우는 7조달러이상의 자금이 풀립니다. 선집행되는 정례적인 연간예산까지 포함시킨다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풀리게 됩니다.
 
4월이 되면 전세계가 공사장으로 변할 것입니다.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중심으로 나라마다 대형 뉴딜사업이 본격화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6월쯤이면 또 다시 원자재 대란을 겪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대형공사때문에 자재가 절대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구제금융도 이번달부터 본격적으로 풀립니다. 동유럽 금융기관들이 막바지 진통을 겪으며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 불안속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사실 이 부분도 예상되어진 상황입니다. 결국 어떻게 매듭을 풀고 지원할 것이냐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사들은 선 정상화, 후 영업재개 수순을 밟을 것입니다. 조속한 영업정상화만이 구제금융이라는 간섭의 굴레로부터 벗어날수 있게하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4월중에는 이들 금융사들의 투자가 본격화 될 전망입니다. 자금시장에 돈이 돌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순수하게 35조원어치의 주식을 팔고 나갔습니다. 거덜난 본사 금고를 떠 받치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은 대표기업들이 파산의 고통을 느낄 정도로 펀더멘털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아직까지 건재합니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톱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기업들이 건재한 펀더멘털을 갖고 있는 한국증시에 외국인투자가들이 몰려올 것은 당연합니다.
 
금융시장의 선순환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통한다면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확대, 소비회복은 예상된 수순일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하반기 경제 훈풍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궤변이 아닌 순리가 통하는 경제회복를 위해, 정치권과 노조도 함께 동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임관호 국차장 겸 산업부장 limg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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