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대정부 강경 드라이브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오후 호주 현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맬컴 턴불 호주 자유당 당수와의 접견 내용을 브리핑하는 도중 "남의 나라에 와서는 야당 당수도 만나는데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야당 대표를 만나기가 힘들까 그런 생각이 좀 든다"고 토로한 것.
이러한 발언은 사견임을 전제로 한 것이었지만 이른바 미디어관련 법안 등 여야간 쟁점법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보여준 실력행사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인 셈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시드니 한 호텔에서 턴불 당수와 만나 양국 의회의 협력방안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턴불 당수는 이 자리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호주 현 정부의 현금지급 정책의 적합성에서부터 불량채권 처리 문제에까지 이 대통령의 의견을 구했다고 이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특별히 브리핑한 것은 아니지만 이 대통령이 3일 뉴질랜드 순방 때 헬렌 클라크 전 총리를 만났다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 "지난번에 뉴질랜드에서 총리를 만날 때도 그랬지만 우리 대통령이 CEO 출신의 경제전문가라는 평판 때문에 각국 정상들을 만날 때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 각국 정상들은 물론 야당 지도자들과 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데 반해 국내 상황은 정반대라는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정세균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 선언, 양자간에 상생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후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극심한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해 만남 자체가 전혀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지난 연말 예정됐던 이 대통령과 여야 정당대표들의 회동 역시 민주당의 반발로 한차례 연기됐다가 완전히 무산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후 1월 정례 라디오연설에서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 "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고 민주당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 역시 청와대가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한 법안과 관련, MB악법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등 냉랭한 관계가 지속돼왔다.
시드니=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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