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45만원서 5% 떼고 뭘먹고 살라고..

복지·행안부 선도 자진반납..공무원들 속앓이
타부처도 '반납 무언의 압력'탓..따가운 시선


"자율적이라고 말은 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지금 매달 하고 있는 기부건수만 4개가 넘어요. 복지부 직원이 봉도 아니고 답답해 죽겠습니다"

복지부 A과장은 매달 기부형식으로 나가는 돈이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취약계층을 보듬는다는 복지부 직원이라는 이유로 이미 하고 있는 기부가 벌써 4~5건이 넘고 있다.

그런데도 복지부가 또다시 앞장서 기부해야 한다니 기가막힐 노릇. 이제 아내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A과장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27일 복지부 행안부 등에 따르면 정부부처가 자율적인 연봉 자진반납을 결정한 가운데 해당부처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주처 가운데서도 복지부 행안부는 선도차원에서 먼저 나선 부처. 특히 복지부는 전 부처 차원에서 추가적인 봉급반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어리둥절한 표정이 역력했다.

딱히 지침도 없으면서 이미 하고 있는 기부가 있는데도 뭘 더 하라는 것인지 도대체 알길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갓 입사한 사무관은 걱정이 태산이다. 안그래도 공무원 박봉에 뗄게 어디있냐며 빚지고 살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가슴을 쳤다.

그는 "기본급 145만원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5% 떼내면 뭘 먹고 살라는 겁니까"라며 "월급 깎인다는 기분만 들어요. 앞이 캄캄합니다"라고 말했다.

부처 문화를 선도한다는 행안부 조차도 분위기는 마찬가지.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싫은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면서 "주무부처인 탓에 먼저 선도를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와 조직 등의 총무기능을 담당하는 부처 성격 탓에 궂은일에는 항상 총대를 먼저 매야한다는 것이다.

타 부처에서 행안부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고 한다. 행안부의 결정으로 타부처도 반납을 해야할 무언의 압력을 느끼기 탓이다. "왜 결정했냐"는 핀잔을 타부처에서 듣는다는 다른 관계자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번 반납 결정과정에서 이미 잡음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지난해 임금도 동결했는데 또 반납이냐"는 반대의견이 있었다는 것. 또 "연봉반납은 경제위기 상황에 책임을 져야할 기획재정부가 먼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행안부가 결정한 직급별 연봉자진반납 규모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음을 전하면서 "(연봉반납을 하지 않아도) 환율이 1500원 대로 올라 3분의 1을 깎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촌평했다.

김성배 기자 sbkim@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