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쟁점법안을 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가면서, 타협안 도출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략상으론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만, 세부 전술로 들어가보면 상임위 법안 상정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법안을 상정하고 논의를 통해 수정할 것은 수정하자는 의견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첨예한 대립이 진행중인 미디어관련법과 관련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하게 되면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양보할 수 있는 게 법안이다" 면서 "민주당은 '재벌에 방송 줄래'라고 국민을 선동만 하지 말고 재벌이 방송을 지배할 수 없게 논의하면 된다" 고 상임위 상정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관련 이미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23일까지 여야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디어관련법의 직권상정의사를 밝힌바 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직권상정을 한다면 지난 1월 6일 합의문에 대한 명백한 약속 위반이다, 지난 연말 외통위의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 야당이 구경만 해야 하느냐" 고 반발했다.

이처럼 여야가 상임위 상정을 두고 이견차를 보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호불신에 기인한다.

한나라당이 상임위 상정후 토론하자고 하지만, 민주당은 일단 상임위에 상정되면 한나라당이 거대여당의 숫자를 바탕으로 강압적으로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신의 배경에는 한미FTA 법안상정의 학습효과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당의원들을 배제한 채 박진 위원장이 직권상정을 강행했지만, 2월 임시국회 처리에서 한발 물러났다. 야당의 고집을 꺾었다는 선에서 언제든지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미국동향을 보고 처리한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민주당 등 야당으로선 '이럴거면 뭐하러 문을 걸어 잠그고 직권상정을 했느냐'는 의문이 충분한 상황이다.

또한 미디어법안은 처리시한도 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행저지의 당위성을 찾을 명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빠른 시일내에 합의 처리'의 이유를 들어 상임위 상정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동상이몽식 해석만 난무하고 있는 셈이다.

임태희, 박병석 양당 정책위의장은 쟁점법안을 두고 이날 회동을 거쳐 이견조율에 나서지만 타협안을 내놓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형오 의장도 직권상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번 피력한 바 있어, 상임위 상정을 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는 이제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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