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서천군, ‘강 살리기 핵심’ 불가피…전북도·군산시, ‘반대’ 표명

‘금강 살리기’를 둘러싸고 하구둑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강하구둑 일부를 부수고 해수와 담수를 오가게 해야 한다는 의견과 그냥 둬야한다는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의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19일 충남도, 전북도 및 관련지자체에 따르면 정부의 4대 강 정비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나소열 서천군수가 “금강 하구둑 일부를 철거, 바닷물과 강물을 소통시켜야 한다”는 제안을 하면서 논란에 불을 집혔다.

특히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금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은 하구둑 철거”란 내용의 지역 언론 인터뷰가 나가자 전북도와 군산시가 난색을 나타내며 의견이 대립되는 분위기다.

충남도와 서천군은 금강 살리기는 하상만 정리하는 선에 그쳐선 홍수로 날라 가버릴 수 있어 운하건설이 이뤄지지 않고선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다. 게다가 수질오염과 생태계복원을 위해 금강하구둑 일부 또는 전부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나 군수 제안과 이완구 도지사 얘기는 바로 이 같은 금강 살리기 사업의 ‘눈에 보이지 않는’ 한계와 문제점을 짚었다.

금강하구둑은 1990년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을 잇는 1084m 구간으로 금강 주변지역의 홍수조절과 이 일대에 농업·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이 관리 중인 이 둑은 한해 약 3억6000만 톤의 담수를 농업·공업용수로 공급 중이며 장항과 군산을 잇는 교통로로도 이용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서천군이 하구둑 일부를 철거하자고 나오는 배경은 뭣일까.

둑으로 해수유통이 차단된 금강하구는 한해 20~25cm의 퇴적층이 쌓이고 수질이 갈수록 나빠져 민물어종이 줄고 있고 10년 뒤엔 5급수 밑으로 떨어져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이상기온으로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잦아 금강하구둑의 해수유통기능을 확보해야 홍수위험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작용하고 있다.

서천군은 이에 따라 지난 4일 금강 살리기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금강하구의 기수역 복원’을 공식화하고 금강하구둑 약 200m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30m짜리 수문 20개가 설치돼 있는 금강하구둑은 수문 폭이 넓어 바닷물 유통에 문제가 없으며 농업용수공급은 갑문조절로 기수역의 거리를 조절하면 충분하다는 게 서천군 설명이다.

서천군은 해수유통구역을 10km쯤으로 조절하면 농업용수는 상부에서 수로를 통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천군의 이런 제안엔 기수역 회복을 통한 생태계 복원과 금강하구를 수변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전략도 들어있다. 금강하구둑 일부 철거와 갑문조절을 통해 금강하구에 유람선이나 보트를 띄우겠다는 청사진이다.

금강하구둑에서부터 신성리 갈대밭에 이르는 12km 구간에 너비 50m의 대형 제방을 만드는 등 인근관광지와 국립생태원 등을 묶어 ‘세계적 생태관광지’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워져 있다.

나소열 서천군수는 “금강 살리기 핵심은 해수유통을 통한 생태계복원인데 그렇게 되기 위해선 기술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관련전문가와 충남도, 서천군이 참여해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를 열어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 군수는 이어 “지난 1월 국토해양부를 방문,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눈 적 있다. 그 때 관계자들로부터 ‘금강도 지금부터 신경 쓰지 않으면 10년 내 영산강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하구둑의 토사퇴적으로 지금도 환경문제가 생기고 있는 만큼 수질개선과 생태계복원이란 목표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와 군산시는 곧바로 ‘거론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발끈하고 나서 지자체간의 갈등을 예고 하고 있다.

금강하구 담수호에서 연간 7만 톤의 군산공단 공업용수와 32만 톤의 군산·김제지역의 농업용수를 쓰고 있는 군산시로선 서천군의 이런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만금담수호의 희석수로 쓸 수역이 금강하구둑~신성리 갈대밭 중간 수역이어서 새만금개발사업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견해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서천군의 금강하구둑 일부 철거계획에 반대 한다”면서 “금강하구둑은 재난방지와 농업·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지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시장은 “서천군 계획은 하구둑 본래 목적과 기능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진행돼야한다”고 말해 기수역 회복을 통한 생태계 복원이나 수변관광지 개발에 여지를 남겼다.

금강하굿둑 철거문제는 충남도와 서천군이 전북도와 군산시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디트뉴스24>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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