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직쇄신 그 이후.. ] <1> 공장살이 하는 CEO

오전엔 회의·행사 일체금지.. 오직 생산에만 전념






#사례 1. 2월4일.삼성 수요사장단협의회가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개최됐다.그런데 이날 사장단 인사중 유일하게 배석용 삼성중공업 조선소장(사장)이 불참했다.거제조선소의 생산 등을 총괄하는 막중한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서였다.배 사장은 현재 거제조선소에서 거의 24시간을 생활하고 있다.



#사례 2."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불량률을 줄여야 1등기업이 될 수 있다"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이 최근 수원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임직원들에게 한 말이다.박 사장의 관심은 오로지 '현장'과 관련된 얘기다.아예 2월부터는 '현장집중 근무제'를 도입했다.이 제도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현장직원을 대상으로 회의나 행사 등을 전면 금지한 제도다.



#사례 3.삼성생명 박 모 차장(45).박 차장은 지난 5일 일선 영업점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지난 2003년에 이은 두 번째 영업점장 발령이다.하지만 박 차장의 얼굴에는 희색이 만연하다.매달 실적 부담이 있지만, 지금처럼 조직개편 소용돌이 속에서는 현장에 나가 있는게 훨씬 마음편하다는 생각에서다.박 차장은 이번 인사 과정에서 선배 부장들이 평직원으로 강등되는 것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삼성그룹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희망의 바람'이다.지난달 단행된 인사 및 조직개편이후 계열사 사장들은 너 나 할것없이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현장을 알아야만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가 하면 조직에 대대적 메스가 가해지고 있다.비대한 '지방'(스텝조직)은 과감히 제거됐다.아울러 유사조직은 통폐합됐다.슬림화를 통한 '스피디 경영'을 위해서다.

 하지만 삼성의 개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부장이하 직원들의 보직 변경 및 이동 인사가 2월초부터 시작됐다.일부 계열사는 부장을 평직원으로 발령내기도 했다.또 본사 관리직원 10∼20%를 과감하게 현장배치하고 있다.이에 따라 일반직원들의 인사태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장살이' 하는 CEO들=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DM&C) 사장은 수원사업장으로 출근한다.최 사장이 서울에 올라오는 경우는 사장단협의회가 열리는 수요일이다.물론 현안이 있을 때는 서울 본사를 찾지만 최 사장의 관심은 온통 현장경영에 쏠려 있다.최사장은 지난달 28∼29일 경영전략회의에서도 400여명의 임원들을 모아놓고 세계 1등주의가 되달라며 현장경영 설파에 나섰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매일 경남 거제조선소로 출근하고 있다.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 역시 거제조선소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예전에도 1년중 3분의1을 거제조선소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이헌식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도 사장단협의회가 열리는 수요일을 빼곤 천안 공장에 머물고 있다.



석유화학 계열사 사장들의 현장경영 행보도 거침없다.유석렬 삼성토탈 사장은 지난달 30일 대산으로 달려갔다.이 자리에서 윤 사장은 '신나는 일터, 스피드한 의사 결정, 비효율적 경영 타파' 등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지난달 23일 울산사업장, 29일 서산 사업장을 잇따라 찾았다.윤 사장은 '4로1어'(미래로ㆍ밖으로ㆍ스스로ㆍ실질로/더불어)를 직원들에게 주문했다.배호원 삼성정밀화학 사장도 취임후 울산 공장을 방문했다.



◆일반 직원 인사 '폭풍전야'=삼성 계열사들의 부장이하 일반직원 인사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삼성생명은 지난 5일 일반 직원들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이번 인사의 핵심은 사장단 및 임원인사와 맥을 같이한다.'작은 본부, 현장 강화'가 핵심이다.삼성생명은 이에 따라 본사 관리직 직원중 20% 가량을 현장으로 발령냈다.이들중에는 부장에서 평직원으로 강등된 사례도 있다.



삼성물산(건설) 역시 지난 3일 파트장ㆍ부장 등 간부와 일반 직원에 대한 부서간 이동 및 조직통폐합에 따른 인사를 실시했다.제일모직도 일부 팀을 개편하면서 직원간 이동을 단행했다.삼성화재 역시 현장경영 강화 차원에서 직원의 10%가량을 현장으로 발령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말 계열사를 상대로 경영진단을 실시한 결과 상당수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나 조만간 인사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A등급을 받은 계열사는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화재 등 소수에 그쳤다.삼성전자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C등급을 받았다.이에 따라 삼성 계열사 직원들은 구조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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