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상단 갈수록 밸류에이션 부담 심해져
자본시장통합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운데 증시 역시 기분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주택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며 경기가 바닥권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감과 한-미 통화스와프의 6개월 연장 소식까지 이어지며 호재가 만발한 것도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연초 이후 1100~1200선에서 지루한 움직임을 보인 코스피지수도 이제 갖가지 호재로 인해 박스권을 상향돌파한 후 방향을 잡아가는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경우 지난 1월 최악의 상황을 보냈지만 국내증시는 이들에 비해 선방해내면서 견조한 모습을 뽐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도 이날까지 6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바이코리아(Buy Korea)'로 자리를 잡았다는 시각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기대감은 접으라고 단언한다. 여전히 1000~1200선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을 뿐 이 박스권을 상향 돌파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다 박스권 상단에서 또 한번의 조정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방 경직성을 어느정도 확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스권 상단으로 올라설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증시가 그간 선방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그 이전에 국내증시가 타 증시대비 언더퍼폼(Underperform)한 것에 대한 키맞추기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경기침체가 길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있는 만큼 기대감을 갖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말했다.
결국 문제는 경기침체인 것이다. 기업실적이나 경기지표 등 펀더멘털 개선을 보여주는 단서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미국의 주택지수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것은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 주식시장은 하방경직성이 여전히 강하지만 실적이나 지표 등이 여전히 좋지 않아 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부양책 통과 난항을 지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기부양책, 배드뱅크 등의 문제가 잡음없이 처리돼야 하지만 이것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난항 소식이 들릴 때마다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
그는 "이미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정을 겪더라도 오히려 이것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애널리스트 역시 " 주요 국가가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우리나라 역시 4대강 정비사업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다면 경기저점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며 "전 고점인 1228.17선(1월7일)도 돌파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고점인 1월7일 주가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최고치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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