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조달금리 8% 이상..시중금리 최저 3%대보다 높아
자본금 확충 필요성 한 목소리
윤용로 기업은행장 "자본확충펀드 신청 고려"

 
# 무역업체 A사를 운영하는 김씨는 최근 국책은행으로부터 8%대의 금리로 외화대출을 받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투자자들의 신용경색이 잇따르면서 국책은행들이 고금리로 해외에서 외화 차입을 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시중은행에 방문해 보고 깜짝 놀랐다. 시중은행에서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는 4~5%대로 국책은행에서 받는 금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최저 2%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 수준까지 떨어진 가운데, 국책은행의 조달 금리는 이보다 두 배이상에 달하면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자본금 확충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수출입은행은 20억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면서 금리를 리보 플러스 6.25%로 결정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발행에 성공한 5년 만기 해외채권도 리보에 6.15%를 더한 금리로 발행됐다.
 
지금과 같이 글로벌 신용경색이 뚜렷한 상황에서는 채권발행 자체만으로도 성공했다고 판단될 수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금리가 너무 높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개월 리보금리가 1.12%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수출입은행이 조달해 오는 금리는 8% 수준이다. 기업들은 여기에 은행의 가산 금리까지 더해 9~10% 수준에 대출을 받는 셈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악화일로에 접어든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들어 20일까지 수출금액 잠정치는 124억7300만달러로 전년동기(175억4000만달러)에 비해 28.9%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올 1월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도 감소세를 기록한다면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내게 된다.
 
수출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2007년 9월을 제외하면 2002년 1분기(1~3월) 이후 6년여 동안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올 1월 들어 20일까지 수입금액도 170억4800만달러로 전년동기(220억400만달러)에 비해 22.5% 줄었다. 이에 따라 1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5억7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반면 CD금리에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붙여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CD금리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연 7~9%대에서 4~5%대로 하락했다.
 
이같이 시중 금리와 국책은행 조달금리간 금리차가 현격히 나타나는 것에 대해 국책은행들은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이 조달 문제"라며 "요즘들어 자본금 확충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조달금리가 너무 높아 금리 책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시중의 경우 원화를 빌리는 것이 국책은행을 통해서는 외화를 빌리게 되므로 조달시점에 따라 환율도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 기업은행도 자본 확충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확충펀드를 받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기자와의 만나 "최근 중소기업 지원이 문제인데, 필요하다면 자본확충펀드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조금 더 신속하게 추진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늦은 감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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