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ㆍ부산 공단 자동차, 조선 납품업체 판로 부진에 '비명'
감산과 수출 급감 → 자금난 → 연쇄부도 초읽기


"국내 판로 막히고 일본 수출길 막히고, 딱 죽겠십니더."

울산ㆍ부산 지역 지방산업단지에 입주한 자동차 및 조선 부품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국내외 완성차 업계의 연이은 감산으로 인해 내수 판매가 급전직하한데다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의 수출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또 중소 조선사 및 조선관련 부품업계는 은행이 만든다는 '퇴출 살생부'에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설 대목을 앞둔 19일. 울산 온산공단과 효문공단에 입주한 완성차 부품업체들은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여름 휴가철을 방불케 할 만큼 한산하기만 했다. 타이어 휠과 엔진 부품 등을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에 납품해 온 온산공단 소재 한주금속의 김무열 부장은 "한달에 보름은 공장을 세운다고 보면 된다"며 "매출액도 절반이나 줄어들어 한숨만 나올 뿐"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대기아차가 연초 대규모 감산에 돌입하면서 울산지역 자동차 부품업계는 초비상이다. 인근 달전농공단지는 입주업체 중 벌써 최근에만 두 개 업체가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공장 가동이 아예 중단된 업체도 4개사나 된다. 형편이 좀 나아 공장이 돌아가고 있는 회사들도 불안감은 마찬가지다. 이들 대부분이 2~3차 부품업체로 연결돼 있는데다 채무관계가 얽혀 있어 연쇄 부도설마저 파다하게 돌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현대기아차가 사업계획을 못 세우니 우리도 올해를 전망조차 할 수 없다"며 "자금 사정이나 여러가지로 힘들지만 다른것은 다 제쳐두고 생산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부산지역에서는 일부 군소 해운사들이 부도를 맞으면서 대금을 결제받지 못한 중소 조선업체들과 조선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중단에만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중소 조선업체들은 연이은 발주 취소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각종 선박용품 및 수리부품을 납품하는 중앙해사 이해영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해운사들이 엄청난 적자를 내면서 발주됐던 중소형 선박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해 조선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의 자금 압박이 심하다"며 "또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부품사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긴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선소 하청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원청이 비용절감을 위해 단가를 마구잡이로 깎고 대금 지급을 늦추는 등 하청업체들을 쥐어짜고 있어 견뎌낼 재간이 없다"며 "이런 상황이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아무도 원치 않는다 해도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역 경제의 위기감은 이미 위험 수위다. 소재 기업의 무려 99.7%가 중소기업인 부산의 산업계는 이미 만신창이 상태다. 항만 물동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나 수익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면서 지역경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ㆍ부산=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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