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는 지난 13일부터 황지연못에서 취수를 시작했다. 1989년 용수전용댐인 광동댐을 취수원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광동댐이 계속되는 가뭄에 버티지 못하고 12일부터 물 공급량을 줄인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김천, 안동, 봉화 등 경북지역 14개 시군은 지난해 가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물부족에 시달려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으로 물을 배급받고 있다. 포항, 상주 등 일부지역은 정해진 시간대에만 수돗물을 제한적으로 급수받고 있다.

겨울 가뭄으로 확산되고 있는 물 부족 현상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지역은 물 부족이 심각해지자 주민들간의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고, 낙동강에서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까지 기준치를 넘어서 환경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댐 건설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심각해진 물 부족 현상=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22개 시·군의 2만7282가구가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15개 시·군 3795가구는 차량 운반급수를 통해 마실 물을 해결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현재 태백과 정선, 삼척 지역 17개 마을 1136가구가 물부족으로 광역상수도 급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김천, 안동, 영천, 봉화 등 전체 23개 시군의 절반 이상인 14개 시군이 물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마을 인심도 각박해지고 있다. 식당에서는 손님에게 물을 마음대로 제공하지도 못하는 형편이고, 태백지역 일부 학교들은 물이 부족해 급식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댐 방류 여부를 놓고 관계부처간 다툼도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기준치를 넘어서자 환경당국이 희석효과를 노리고 안동댐의 방류를 요청했고 수자원공사는 50만t은 방류해 줬지만 추가 방류 요청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왜 물부족 국가인가= 우리나라는 이미 예고된 '물부족 국가'다. 이는 저장창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적은 편이 아니다. 문제는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 장마철과 태풍기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강수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물을 가둘 수 있는 그릇이 충분하지 않아 대규모 홍수 피해 등으로 연결될 뿐 아니라 식수를 포함한 용수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저수 능력은 좋은 편이 아니다. 전체 강수량의 42%는 손실되고 58%만 하천으로 흘러들어 수자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 58%를 다 저장할 그릇이 없어 31%는 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고 27%만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전체 강수량의 4분의 3이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의 물 이용량은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다목적댐과 용수전용댐, 농업용 저수지에 물을 최대한도까지 가둔다고 하더라도 8억t이 부족하게 된다.

◇댐 건설, 영원한 딜레마=정부는 예상되는 물 부족을 막기 위해서는 댐을 건설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댐 건설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 실제 대형 댐 건설은 생각도 못하는 형편이다.

실제로 영월댐의 경우 저수량 7억t으로 계획돼 건설이 추진됐지만 동강을 살려야 한다는 저항에 부딪혀 진척이 없다가 결국 2000년 백지화됐다. 지난 10년간 착공에 들어간 댐은 화북댐(2000년), 성덕댐(2002년), 부항댐(2005년) 등 3개에 불과하다. 이들 3개 댐을 다 합친 저수량은 고작 1억3000만t 남짓으로 소양강댐(29억t)과 비교하면 22분의 1밖에 안되는 규모다.

국토부 관계자는 "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마실 물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댐 건설에 대한 반발이 거세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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