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연말과 연초에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생산성격려금(PI)과 초과이익분배금(PS)은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다.금액도 많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삼성은 PI와 장기임원 성과급 등 6000억원을 지난해 말 지급했다.또 1월중에는 연봉의 최대 50%까지 PS를 줄 계획이다.

그런데 최근 경기침체로 PI나 PS를 받지 못하는 계열사들이 늘면서 이들 성과급이 가정과 직장에서 위화감을 조성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PI와 PS를 합쳐 1000만원을 받은 김 과장.

김 과장은 받은 성과금을 모두 1000만원짜리 수표로 바꿨다.그리고 풍선속에 수표를 집어넣은 뒤 아내에게 선물했다.싱거운 표정으로 풍선을 받아 든 아내, 그런데 김 과장이 풍선을 터뜨려보라는 말에 풍선을 터뜨린 아내는 깜짝 놀랐다.풍선속에서 나온 1000만원짜리 수표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 김과장은 풀이 죽어 있다.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12월24일)에 지급된 PI를 한 푼도 못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까? 김과장은 요즘 아내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예전보다 냉랭해졌다고 느낀다.'남들은 죄다 성과금을 받아오는데 당신은 뭐하는 거냐'는 아내의 눈초리에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삼성 계열사별로도 PI와 PS는 초미의 관심사다.특히 예년과 달리 전세가 역전된 경우 직원들의 허탈감은 더욱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화재 직원들은 삼성생명이 항상 부러웠다.PI나 PS가 자신들보다 많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올해는 전세가 역전됐다.삼성화재는 PI부문에서 A등급(기본급 150%)을 받았다.반면 삼성생명은 B등급(51∼125%)으로 밀려났다.

삼성생명이 성과급에서 삼성화재에 뒤진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다.직원들의 자괴감도 크다.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항상 나았는데..”라는 인식이 더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내에서도 PI와 PS를 재고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성과급 잔치'로 해마다 눈총을 받는 상황에서 계열사 직원들간 위화감까지 조성한다면 PI와 PS를 다른 형태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삼성은 해마다 상ㆍ하반기에 한 차례씩 PI를 지급한다.지급 기준은 실적을 평가해 A,B,C 세 등급으로 분류한 뒤 A등급은 월 기본급의 150%, B등급은 51~125%,C등급은 0~50%를 준다.올해는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이 악화돼 PI를 한 푼도 못받는 계열사들이 크게 늘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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