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U자형이나 L자형이냐 의견 엇갈려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침체가 최악으로 치닫는 올해 상반기중 우리 경제 또한 저점을 찍겠지만 각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경기회복이 어떤 사이클을 그리느냐다. 'U자형'의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아 충격을 해소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L자형'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조기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확대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악의 경제난 온다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미국과 유럽의 소비와 생산이 급감하면서 중국 등 수출중심의 신흥국 시장까지 급속히 냉각돼 수출중심의 우리경제 또한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KBS의 '국민 대정부 질문'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우리경제가 전 분기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신용카드 부실사태가 터진 지난 2003년 1분기 마이너스 0.4% 이후 5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중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비상경제정부 체제 가동을 선언하는 등 그동안 낙관적인 전망을 버리지 않던 정부내에서조차 급격히 악화되는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무려 14.1%나 줄어 광공업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직후 경기가 최악이던 98년 8월의 마이너스 13.5%보다도 크다. 제조업 가동률도 60%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자동차, 조선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휴업과 조업단축에 들어간 12월은 생산지표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수출은 11월과 12월 두달 연속 20% 가까운 큰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며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내수시장 또한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으면서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추경예산 편성과 사상초유의 유가환급금 지급 등에 10조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며 불씨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과 유가 급락에도 불구 수입물량이 줄어드는 등 내수침체 또한 가속화되고 있다.


◆희망의 불씨 남았다
우리 경제가 상반기중 바닥을 칠 것이라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최악의 경제위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나 희망의 불씨 또한 남아 있다. 그러나 상반기중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이 본격 시행되면 이를 기점으로 세계경제 또한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09년 국내외 10대 희망요인'이란 보고서를 통해 세계 주요국이 내놓은 경기부양책 규모가 세계 명목 국내 총생산(GDP)의 12%인 6조5640억달러(약 87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3000억달러에 달하는 감세안을 비롯해 2년간 총 6750억~77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검토중이며 올 상반기에 본격적인 집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 또한 '중국판 뉴딜' 정책으로 불리는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안 외에 개인소득세 면세점 상향조정 등이 추가 부양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역시 GDP의 3%수준인 33조원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한데 이어 상반기중 올해 예산의 60%를 쏟아붓는 조기집행과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위기극복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효율적인 재정집행을 전제한다면 추경편성을 해서라도 재정지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불황이 길어진다해도 현시점에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쓸수록 이를 단축할 수 있는 만큼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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