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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대한민국 신선한 새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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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조강욱 기자 매일유업 목장 일일체험] 소걸음처럼 뚝심있게
경기 여주 '광진목장' 4시30분 일과 시작
하루 두번씩 착유 기준미달땐 100% 폐기
사료값 폭등 악몽 속 고품질로 위기 극복



'소띠 해' 기축(己丑)년의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아직 아침의 동도 채 뜨기 전인 깜깜한 새벽.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매일유업 협력업체 젖소 목장을 찾았다. 차가운 새벽 공기에도 목장의 일과는 분주하기 그지 없었다.

협소한 도로를 따라 새벽길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광진목장. 아직 꼭두새벽이지만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본격적인 작업으로 분주했다. 신년의 기운이, 소들의 부지런함이 피부로 느껴지는 현장이었다.

맨 먼저 착유(젖짜기) 과정이 진행되는 곳을 찾았다. 목장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착유는 보통 새벽 4시30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는데 젖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야 좋은 우유가 생산되기 때문에 새벽녘 만큼이나 조용하고 분주한 움직임들이 이어졌다.

착유 과정은 전부 기계화 돼 있어 추억 속의 영화에서처럼 손으로 직접 젖을 짜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약 2시간 동안의 착유 과정이 끝나면 탱크로리를 싣고 있는 차량에 옮기는 집유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때 먼저 이뤄지는 것이 바로 생유 샘플 채취. 채취된 샘플은 검사소로 보내져 철저한 품질검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때 조금이라도 기준에 미흡한 결과가 나타나면 1분전에 착유한 우유라도 곧바로 폐기처분된다.

광진목장의 하정원 목장장은 "우유 수분 함량이 기준보다 조금이라도 많을 경우 탱크로리에 채워진 우유 전부를 버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말에 기자는 내심 안타까움을 가지면서도 철저한 제품 품질 관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착유와 집유 과정이 끝난 오전 8시에야 광진목장 식구들은 비로소 아침식사 수저를 든다. 새벽 4시에 일어나 4시간 동안 숨 쉴 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후에야 아침 해를 맞이하고 끼니를 채운다.

광진목장 관계자는 "납품처인 매일유업의 기준이 무척 까다로워 먹이 상태와 양 등을 항상 엄격하게 살피고 있다"거 귀띔했다. 이 때문에 광진목장의 우유는 매일유업과 주한미군에 납품할 정도로 품질관리를 인정받고 있다.

오후 5시부터 또 한 번 착유 작업을 거치고 오후 7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목장의 하루 일과가 끝났다.

유업계는 지난해 국제 원자재값 폭등으로 사료값이 배 이상 치솟아 오르면서 국내 낙농업계 또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유업계는 10여 차례의 우유값 협상 끝에 지난해 8월 4년만에 목장 원유값은 120원 가량 더 올렸다. 경기가 험악했던 만큼 언론과 국민여론의 질타가 따가웠지만 업체로선 앉아서 적자를 보면서 사업을 영위할 순 없었기에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여기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파로 육우값이 폭락한 것도 낙농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그러나 2008년이 암울했던 한 해였다면 2009년은 '위기 속에 기회'라는 말이 낙농업계와 유업계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원자재값이 안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 하나만이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강화된 품질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매일유업 측은 "중국 멜라민 분유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국내 유업계가 수출에 중점을 두고 그 영역을 넓힐 계획으로 있어 원유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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