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첫 도입
전담검사 지정으로 이어져
‘처벌→교육’ 전환 이정표
“불의 외면하지 않는 형사사법 시스템 유지돼야”

‘발달장애 전담 檢 지정’ 이끌었던 권내건 법무심의관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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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공안통'이자 인권 검사로 꼽혔던 권내건 법무부 법무심의관이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발달장애인 사건에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를 처음 도입하고 전담검사 지정으로 이어지게 한 인물이다.


권 법무심의관은 이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사직 인사글을 올려 "검사로 재직하는 20여 년 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함께 근무한 검찰 구성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골자로 한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을 한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답을 찾지 못했다"면서도 "부당한 행태나 안타까운 사정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을 수 있었던 점이 검사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현 제도의 장점이었다"고 했다. 이어 "사법제도 개편 과정에서 불의를 보고도 외면하거나, 타인의 고통을 마주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평가도 남겼다. 그는 "좋은 수사를 해도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수사관·실무관들이 검사보다 더 순수한 사명감으로 일해왔다"며 "개인적 성과와 보직, 수상 역시 이들의 희생 덕이었다"고 했다.

권 검사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으로서 사법제도 개선, 법령 위헌성 심사, 유권해석 등을 총괄해왔다. 2021년 법무부 부대변인을 거쳐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 대검 인권기획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공보관 등을 지냈다.


검사 시절에는 발달장애 피의자에 대해 교육조건부 기소유예를 처음 도입해 처벌 중심의 기존 처리 방식에 변화를 만들었다. 이 조치는 이후 제도로 정착돼 전국 검찰청으로 확산됐고, 발달장애 전담검사 지정으로 이어졌다.


대전지검 근무 당시에는 출생신고 없이 방치된 아동 사건에서 검사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결정한 첫 사례를 만들었다. 가족·여성 정책 분야 '블루벨트'(대검 공인전문검사 2급) 인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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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 시절에는 2023년 '이태원 클럽 집단 마약' 사건을 맡아 마약 공급 일당을 구속기소했다. 대검 인권기획담당관으로 근무할 때는 시각장애인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건 기록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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