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우스' 다지는 삼성, LG…공급망 재편 '투자 꾸러미' 주목
경제사절단 동행, 글로벌 사우스 집중 공략
14억 인구 인도, 소비시장으로 급부상
베트남, 휴대폰·부품 생산 핵심 거점
MOU·협력 전망…현지 사업 확장 기대
삼성전자와 LG, 현대자동차그룹, SK 등 주요 기업들이 인도·베트남 순방을 계기로 현지 투자 확대에 나서며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낸다. 신흥 소비시장과 생산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 속에 주요 기업들이 생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포함한 '투자 꾸러미'를 내놓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전날 인도·베트남 경제사절단에 동행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경제사절단에 임하는 각오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미소만 지은 채 출국했다.
이번 순방에는 5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포스코, HD현대, GS, 효성, CJ 등 재계 총수들과 200명 규모의 대거 경제사절단이 동참한다. 19~21일 인도로 시작해 21~24일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5박6일 일정이다. 경제인들이 대거 참석한 데는 사업적 활용도가 높은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때도 총수들을 포함해 200명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한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베트남, 한국경제인협회가 인도 일정을 각각 맡아 기업 간 업무협약(MOU)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도와 베트남 모두 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은 국가인 만큼 주요 기업들이 '투자 꾸러미'를 내놓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도는 세계 최대인 14억명이 넘는 인구, 특히 중위 연령 28세의 젊은 인구 구조로 대표적인 신흥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인도 시장에서 현지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LG 등 가전 기업들은 인구 대국의 구매력이 살아나자 첫 가전을 장만하려는 수요를 공략하며 현지 매출을 높이고 있다.
1997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는 지난해 인도 증권시장에 법인을 상장하고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 전략'의 거점국가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인도에는 기존 노이다, 푸네 공장에 이어 스리시티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연내 에어컨 생산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냉장고, 세탁기 등 라인을 확장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2030년까지 인도를 미국에 이은 두 번째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에 제1, 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와 기아는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벵갈루루 R&D 센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아키텍처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 현지 기후 조건에 맞춘 AI 기반의 에어컨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 회장과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그룹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회동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암바니 회장은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이 회장과 만찬을 하고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인도 동서에 릴라이언스그룹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만큼,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과 맞물려 양 사 협력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트남은 주요 기업의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젊은 인구가 증가하며 시장성이 높은 국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주요 생산 거점으로, 이곳에서 글로벌 휴대폰 생산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베트남 주요 지역에만 6개 제조 공장과 1개의 연구개발(R&D) 센터, 영업 법인 1곳을 운영 중이다.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최근 베트남 생산법인에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을 위해 12억달러(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LS그룹 역시 초고압 케이블 생산을 위해 베트남 공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하이퐁에서 LS-VINA(LS비나)를, 남부 지역인 호찌민에서 LSCV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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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은 우리 기업들에 판매, 생산 면에서 모두 중요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인도, 베트남 진출은 현지 기업들에 단순 경쟁자 등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현지 산업의 고부가가치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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