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넘어선 회화, 현실과 가상 뒤섞인 김중환의 세계
금송아트갤러리 초대전
‘기생충·조커’ 모티프 삼아
인간 내면과 시대의 혼란 포착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흘러나오는 듯했고, 관객은 스크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묘한 체험을 했다. "25일 대구 군위군 급송아트갤러리에서 열린 김중환 작가 초대 개인전 개막식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순간이었다.
전시장 한쪽에는 극장에 홀로 앉은 조커의 뒷모습이 걸려 있었고, 다른 벽에는 영화 기생충의 긴장된 장면이 현대적 이미지와 뒤섞여 캔버스에 펼쳐졌다. 관람객들은 스크린의 파편처럼 잘린 이미지들이 다시 하나의 이야기로 엮여 가는 과정을 작품 앞에서 확인했다.
◆ 현실과 가상의 교차, 잔상으로 만든 이야기
김 작가는 영화적 잔상을 콜라주 하듯 엮어 '시간이 켜켜이 쌓인 화면'을 구현한다. "현대인은 빠른 변화에 뒤처질 때 소외를 느끼고, 스크린 속 이미지에서 자기 모습을 발견한다"는 그의 설명처럼, 작품 속 인물은 자화상이자 동시대인의 초상이다.
정지된 한 장면 속에서도 다수의 시선과 시간이 교차하는 듯한 화면은 관람객에게 '이것이 현실인가, 복제된 가상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 영화와 철학의 만남
플라톤은 예술을 '이데아의 그림자'로 치부했지만, 보드리야르는 복제가 원본을 압도하는 시대를 예견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그 철학적 논쟁을 오늘날 회화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특히 조커 속 고독은 에드워드 호퍼의 정적(靜的)인 장면과 겹치며, 인간 존재의 본질적 외로움을 응시하게 만든다. 관람객 A씨(대구)는 "스크린 속 장면을 보는데 제 내면의 우울과도 겹쳐 오래 눈을 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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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들어서자 영화와 현실, 원본과 복제의 경계는 사라졌다. 김중환 작가의 초대전은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하는 시대'를 몸소 체험하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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