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나 '혼모노' 누적 판매 20만부
연초부터 베스트셀러 상위권 유지
소설 인기 "불황에 손쉬운 도피처"
한국 소설 인기 "노벨상으로 자부심 높아져"
'혼모노'..."지적으로 잘 짜인 작품"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 '혼모노'의 질주가 무섭다. 지난 3월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굳게 지키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숫자도 화려하지만, "성해나 덕분에 소설 읽는 재미를 다시금 알게 됐다"는 등의 호평이 온라인에 줄을 잇고 있다. 뒤늦게 그의 전작들을 찾아 읽었다는 독자들도 잇따르고 있다. 노벨상 수상으로 소설 열풍에 불을 붙인 한강에 이어 성해나가 차세대 스타 작가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소설 전반의 인기에 더불어 한국 소설의 흥행이 눈에 띄는데, 전문가들은 불황에 소설이 인기를 얻는 시기적인 상황과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의 등장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성해나 '혼모노' 20만부 흥행돌풍... "읽는 재미 일깨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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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 '혼모노' 필두...베스트셀러 상위권 차지한 한국소설들
성해나 '혼모노' 20만부 흥행돌풍... "읽는 재미 일깨운 소설" 원본보기 아이콘

'혼모노'의 인기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 '화제의 책 200선' 집계에서 잘 드러난다. 집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최다 판매 도서로 집계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통전망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를 비롯해 전국 328개 지역 서점 판매 데이터를 모두 포함한 데이터라는 점에서 국내에서 가장 정확도 높은 도서 판매 수치로 평가받는다.

'혼모노' 외에도 소설 장르 자체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대거 포함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8월 통전망 베스트셀러 상위권에는 소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1위 성해나 '혼모노'를 필두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공범(2위)',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첫 소설 '자몽살구클럽'(3위), 양귀자 '모순'(5위), 한강 '소년이 온다'(11위),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13위) 등이 상위권에 올랐고, 한국소설 비중이 외서보다 높았다. 소설 주요 독자는 여성이란 통념과 달리, 소설을 읽는 남성 독자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8월 기준 '화제의 책' 남성 독자 순위에선 소설 '자몽살구클럽'(2위), '혼모노'(3위)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불황 때 소설 인기 높아..노벨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 자부심 커져"

소설의 인기가 지속하는 이유로는 불황 속 도피처로 소설을 찾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온다. 현실에서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을 때 소설 속에서 위안을 얻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다는 것이다. 장은수 출판문화평론가는 "본래 삶이 어렵고, 불황이 닥칠 때 소설이 잘 팔린다. 가능성의 영역에서 희망을 찾기 때문"이라며 "소설이 잘 팔린다는 건 그만큼 여건이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국소설의 인기에 관해선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은 후, 우리 문학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이 커졌다"며 "소설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작품성 좋은 소설은 적절한 계기만 있으면 널리 읽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흥행돌풍 성해나 '혼모노'..."지적으로 잘 짜인, 소설 읽는 재미주는 작품"
성해나 작가. 창비 제공

성해나 작가.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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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한강의 작품이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지난 3월에는 성해나의 '혼모노'가 흥행대열에 합류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설에 대한 관심이 반짝 관심으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흥행작이 이어지면서 작품 패러다임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장 출판문화평론가는 "한강 이후 좋은 작가와 좋은 작품이 나오면서 (한국 소설)열풍이 이어지는 것 같다"며 "성해나 작가의 소설집은 지적으로 잘 짜인 소설을 읽는 재미를 독자에게 선사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 이어 제2, 제3의 노벨상에 도전할 젊은 작가들의 출현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성해나는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빛을 걸으며 빛', 소설 '두고 온 여름' 등을 냈으며, '혼모노'로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과 젊은작가상, 2025년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로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혼모노'는 '진짜'라는 의미의 일본어의 음차표기로, 온라인상에서는 '진상'이나 '오타쿠'를 조롱하는 신조어로 알려지기도 했다. 작가는 본디 긍정적인 뜻을 지닌 단어가 별질된 의미로 사용되는 것처럼 거짓일지라도 다수가 믿으면 진실이 돼버리는 지금의 시대상을 얘기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소설집은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진짜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로 이뤄졌다. 표제작 '혼모노'는 화자인 30년 차 박수무당 '문수'가 어느 날 신령으로 모시고 있던 '장수할멈'이 앞집에 이사 온 스무살 남짓의 '신애기'에게 옮겨간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진짜'라고 믿던 신앙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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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누적판매 20만부..."90년대생 작가의 리얼리즘 소설...입소문 효과 커"

'혼모노'를 펴낸 창비 출판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20만부가 팔렸다. 초판 홍보 때부터 잘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홍보에도 한계가 있는데, 이렇게 오래 지속하는 건 입소문의 힘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원고를 받았을 때 굉장히 리얼리즘 소설이 탄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90년대생 작가의 리얼리즘 소설이 지금 시대의 독자와 공명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혼모노) 책은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색다른 재미를 주는 내용이 한권에 묶이다 보니 독자가 큰 재미를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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