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시행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
미국·홍콩은 내년 초 시행 예고
미국·일본 등 해외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권에 빠르게 편입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법안 발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아 연내 입법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는 현재 총 3개의 스테이블 코인 법안이 계류 중이다. 7월 28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7월 30일 민병덕(55·사법연수원 34기) 민주당 의원도 법안을 제출했다.
안 의원과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큰 차이가 없다. 안 의원안과 김 의원안 모두 발행을 금융당국의 인가제로 관리하고, 발행사가 자기자본 50억 원 이상을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예금이나 단기채를 100% 이상 예치하도록 규정하는 등 이용자 보호 장치를 담았다.
다만 이자 지급을 두고 두 법안이 다르다. 안 의원안은 스테이블 코인의 이자 지급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초기 단계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통화를 과도하게 대체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투자 상품화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취지다. 반면 김 의원안은 이자 지급을 허용해야 발행사의 인센티브가 보장될 수 있다는 입장을 담았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이고,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사안이어서 정부안은 빠르면 10월에 마련될 수 있다"며 "국회에서도 연내 처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내 처리 가능성에도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이 또 실기했다'는 분위기다. 미국은 지난 7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 발행·운영 규제 체계를 담은 '지니어스법'에 서명하면서 제도화를 공식화했다.
일본은 지난해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스테이블 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정의했다. 올해는 일부 저위험 국채와 단기예금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싱가포르는 2024년부터 발행·유통 가이드라인을 시행 중이고, 홍콩도 지난 5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 라이선스 제도를 마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 디지털 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써클의 기업공개(IPO), 일본 JPYC 라이선스 인가 등 제도권 편입에 적극적인 반면 한국은 대안 없는 비판으로 제도화가 멀어지며 시장을 모두 내주게 생겼다"고 말했다. 다른 디지털 자산 업계 관계자는 "시행령도 마련돼야 하므로, 올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실제 시행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일 것"이라며 "홍콩과 미국은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는 제도가 시행될 수 있고, 그사이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국제 통상 영역에서 자유롭게 쓰인다면, 뒤늦게 도입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업 관계자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이미 글로벌 금융 질서 속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확보했다"며 "우리나라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을 방어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이 엇갈린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무역 결제에서 국제적 활용도가 제한적이라는 회의론이 있지만, 한국 기업 간 해외 거래에 적극 활용하도록 제도를 설계한다면 충분히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디지털 자산 전문 김정환(37·변호사시험 10회) 아키텍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USDT는 기축통화인 달러에 페깅돼 있고 규제도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널리 쓰인다"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효용이 낮고, 정부 주도인 만큼 강력한 규제가 예상돼 시장에서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내 투자금 손실 나도 정부가 막아준다"…개미들 ...
김지현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