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로펌 '화이트&케이스(White & Case)'가 발표한 '2025 국제중재 설문조사: 앞으로의 길 - 국제중재의 현실과 기회' 보고서에서 응답자 대다수가 "향후 5년 내 중재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AI에 대한 인식과 실제 사용 여부 △향후 사용 계획 등을 물었다. 응답자 2402명 중 64%는 "최근 5년간 사실관계 및 법률 리서치에 AI를 활용했다"고 답했다. 91%는 "향후 5년 내 사실조사·문서검토 업무에 AI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응답은 과거 조사 결과와 대비된다. 2018년 조사에서는 78%가 "AI 활용이 더 늘어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68%가 '전혀' 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21년 설문에서도 59%가 여전히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챗GPT 등 생성형 AI의 등장이 중재 실무 환경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AI 활용이 보편화되며 업무 효율성과 절차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AI 활용 이유로 △당사자·대리인의 시간 절약(54%) △비용 절감(44%) △인간 오류 감소(39%) △중재인 시간 절약(36%) △소규모 참여자 보호(26%) △경쟁력 유지(25%) 등을 들었다. "단순 업무에서 AI는 효율적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고, 중재인 후보 이력서 분석 시간을 대폭 줄였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AI 활용의 최대 걸림돌로는 '오류 및 편향 위험'(51%)이 지목됐다. 이어 △기밀·데이터 유출 위험(44%) △경험 부족 및 사용법 미숙(44%) △가이드라인 부재(38%) △절차적 공정성 훼손에 따른 판정 무효화 우려(28%) △윤리·신뢰 저하(24%) △비용·접근성 문제(18%)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AI 사용 여부보다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중요하다"며 "AI는 도구일 뿐, 인간 판단을 대체해선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중재인의 AI 활용 허용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손해액·비용 계산 보조'(77%), '문서·증거 요약'(66%), '절차 명령문 초안 작성'(60%)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판정 논리 작성' 찬성은 23%, '법률 주장·증거 정확성 검토' 찬성은 31%에 그쳤다. 이는 중재인의 고유 책무는 결론 도출과 판단이므로, AI는 행정적 보조까지만 허용해야 한다는 실무가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 응답자는 "중재인은 사건을 가장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이라며 "AI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 중재 전문 변호사는 "AI 통번역 기능이 동시통역, 대용량 문서 번역에 활용되며 업무 효율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재는 법원 재판보다 저비용·신속성이 장점인데, AI가 이를 극대화해 중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법원 판결 영역에서 AI 활용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은 것처럼, 중재 판정 영역에서도 신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실무자가 대다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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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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