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인생의 전환점, 다시 걷고 다시 도전하기까지
2020년 1월 23일, 설 연휴를 앞두고 귀가하던 길에 나는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놓였다. 당시 나는 가족들과 떨어져 경북 포항에 있는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실려서 갔고, 가족들은 한밤중의 긴급한 연락을 받고 대구의 대학병원으로 달려왔다. 출혈과 골절로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고, 그날 밤은 내 인생의 가장 큰 고비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했지만, 이후에도 총 12번의 수술과 10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6개월에 걸친 재활이었다. 전혀 걸을 수 없던 몸으로 휠체어에서 목발, 지팡이를 거쳐 마침내 다시 내 발로 혼자 서기까지, 매일 피와 땀을 쏟아야 했다. 나를 믿고 함께 해준 가족 덕분에 나는 마침내 걷는 기적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걷게 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없는 신체 상태라는 현실 앞에서, 나는 21년여의 군 생활을 마무리하고 명예 전역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후, 막막한 미래와 생계 걱정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처음 도전한 비상대비업무담당자 선발시험에서는 준비기간의 부족과 완쾌되지 않은 몸 상태로 인해 안타깝게도 비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실망도 컸지만, 그 실패가 나에게 더 단단한 동기를 주었던 것 같다. 그 후 국비 직업훈련 과정을 수료하고 ISO 심사원 자격증을 취득한 뒤, 심사기관에 취업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직 제의를 받아 두 번째 직장으로 옮겼고,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팀장으로 1년 넘게 안정적으로 일하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 한편에 남아 있던 갈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비상대비업무담당자로서의 삶. 나는 다시 비상대비업무담당자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시험 준비 시간 확보를 위해 과감히 퇴사를 결정했고, 2개월여 동안 하루 18시간 넘는 공부에 매달렸다. 가족의 지지와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도전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4년 6월 3일,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아내와 함께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에는 고통의 기억, 노력의 흔적, 가족의 사랑,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결실이 담겨 있었다. 2024년 8월 1일부터 나는 비상대비업무담당자로서 새로운 사명을 시작하고 있다.
다시 걷기까지, 다시 도전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그 길 위에서 함께 울고 웃어준 가족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의 역할을 다하며, 제2막의 인생을 성실히 살아가고자 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군분들과 군인가족분들의 희생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헌신과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국가보훈부와 제대군인지원센터 등 관계관분들의 노고에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전역을 앞두고 계신 많은 선후배님들께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막연한 두려움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믿고, 인생의 전환점을 향해 열심히 달린다면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루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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