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오해' 시민 목소리에 즉각 응답
단순한 해프닝 아닌 정치인의 소통 방식
부동층·중도층 유권자 긍정적 효과 평가
"이재명 후보 지지 흐름에 힘 보태고 파"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자신의 슬로건을 내건 현수막을 자진 철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이 대선을 앞두고 현수막을 스스로 철거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등장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우리 동네 민주당 의원이 대선 국민의힘 후보를 응원하는 줄 알았다'는 일부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김 의원이 즉각 응답한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스스로 현수막을 철거하는 모습을 올렸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정치인의 기본은 '경청'과 '실천'"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의원의 현수막 철거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지역정치인이 어떻게 시민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행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해석을 떠나 김 의원의 자진 철거는 특정 정당을 넘어 정치인의 진정성과 리더십을 보여준 대목이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활동해온 그의 이 같은 민첩한 대응은 부동층과 중도층 유권자에게도 긍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해프닝은 김 의원과 민주당의 지역 밀착형 이미지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정치인의 이름보다 시민의 입장', '구호보다 현장'에 집중한 김 의원의 모습은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SNS에서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보다 훨씬 더 기억에 남는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김 의원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현수막 철거 이상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지역 의원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시민의 작은 목소리를 빠르게 읽고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는 점을 인식시키고 있다.
김 의원은 12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같은 이름 때문에 지역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한 주민의 말이 내 마음속에서는 큰 파문으로 다가왔다"며 "유권자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흐름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나를 버리는 일은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이경환 기자 khlee2762@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