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24 기업결합 심사 동향'
총 129건↓...금액은 105조원 감소
SK 16건으로 최다
높은 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기업결합 건수가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 및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를 끝낸 기업결합 건으로, 지난해 이전에 신고돼 지난해 처리된 건도 포함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전년 대비 129건(13.9%) 감소한 798건으로 3년 연속 줄었다. 기업결합 금액도 총 276조원으로 전년 대비 105조원(35.9%)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통화정책 변화 등으로 글로벌 M&A 시장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결합 건수가 소폭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이 대폭 확대된 것이 전체 기업결합 건수(금액)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업결합 신고 접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9건 감소해 전체 감소분의 약 92%를 차지했다.
기업결합 건수와 비교해 금액의 감소폭이 더 큰 데 대해 공정위는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등 외국기업의 대규모 인수로 기업결합 금액 증가가 컸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622건으로 전체의 77.9%를 차지했고, 기업결합 규모는 55조2000억원(20.0%)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전년대비 34건(-14.7%) 감소했고, 기업결합 금액도 1조8000억원(-6.0%) 줄었다.
세부적으로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결합은 73건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의 37.1%를 차지했고, 비계열사에 대한 결합은 124건으로 62.9%를 차지했다.
기업집단별로는 SK 가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 (12건), 한화 (10건), 중흥건설·미래에셋· 원익 (각 9건), 농협· LS ·SM(각 7건), LG ·신세계· 카카오 (각 6건) 등이 뒤를 이었다.
계열사 간 결합을 제외할 경우 SK(10건), 중흥건설·미래에셋(각 9건), 현대차(8건), 농협·LS·원익(각 7건), 포스코·한화·유진(각 5건) 순으로 많았다.
제조업에서는 수요 부진에 따른 업황 우려 속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업결합(28건)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OCI의 도쿠야마 합작회사 설립과, 모트렉스의 한민내장 주식 취득이 대표적이다.
의료·미용 분야에서도 화장품(11건), 의료기기 및 의약품(16건) 등에서 다수의 기업결합이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주식취득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뮤즈 주식취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비스업의 경우 건설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2023년 대비 기업결합 건수가 줄었고, 건설 분야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업 분야에서는 사모투자합자회사(PEF) 설립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보통신방송 분야에서는 시스템·응용소프트웨어 및 게임 개발·공급업이 31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독과점 등으로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36건의 기업결합에 대해 심층 심사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 2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부과했고, 메가스터디의 공단기 인수에 대해서는 시정조치 부과만으로는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또한 기업결합 신고 의무를 위반한 42건에 대해선 과태료 4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최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분야에서 핵심 인력 영입 등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기업결합이 등장하고 있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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