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李, 우클릭하는 척만 해"
野 "우클릭해도, 좌클릭해도 비판"
입장차 여전…여야정 회담 빈손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우클릭'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상속세법 최고세율과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등 핵심 안건에선 큰 진전이 없어 여권을 중심으로 '반쪽 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정은 오는 20일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을 열고 대치 중인 현안들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입장차가 커 진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 예외와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포기, 상속세법 완화 추진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대표 언급 이후 당 내부 반대로 좌초되거나, 기존 입장에서 크게 진전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도체특별법 내 주 52시간 예외 조항의 경우 이 대표가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당내 반발로 사실상 좌초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세제 지원 등 합의된 내용만 넣어 반도체특별법을 우선 통과시키고, 주 52시간 예외 규정은 추후 논의하자는 방침이다. 25만원 지원금은 이 대표가 지난 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이름만 바뀌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상속세법 역시 일괄공제액과 배우자 상속공제 한도 상향을 꺼내들긴 했으나 '뜨거운 감자'인 최고세율 인하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최고세율의 경우 대통령실까지 나서 30%(현재 50%) 내외 인하를 추진할 만큼 당정 핵심 공약이다. 여권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만큼 최고세율 인하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흔들리면서 여권에선 "일단 던지고 보자는 식"이란 비판이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바로 며칠 전 반도체 산업 근로 시간과 관련해서 말을 바꾸고, 추경에서 전 국민 현금 살포를 뺐다 넣었다 쇼를 벌인 장본인이 바로 이 대표"라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도 "추경안에 25만원 지원금 등 포퓰리즘 항목은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좌클릭할 때는 좌클릭한다고, 우클릭할 때는 우클릭한다고 비판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여야가 여전히 주요 안건을 두고 대치하면서 오는 20일 예정된 국정협의회도 공회전만 거듭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위원장, 이재명 대표는 이날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해 격의 없이 논의하기로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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