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동맹 핵심‥삼성 파운드리 뜬다
이재용 올트먼 손정의 회동
'스타게이트' 핵심 파트너로
칩 중요 반도체부문 역할 확대
파운드리 주도권 회복 기대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르네 하스 Arm CEO와 전략적 회동을 했는데, AI 동맹의 핵심으로 칩(Chip)이 중요해지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4자 회동의 핵심 의제는 AI 및 반도체 분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이었다. 트럼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AI 인프라 강화 정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 논의를 위해 마련된 이번 회동에서 4사는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방안을 모색했다.
이 프로젝트는 AI 칩 설계,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충 등을 포함한다. 이 가운데 첨단반도체 확보는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할 필수 요소다. 한·미·일 AI 회동에 참여한 각 기업은 각자의 강점을 살려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구축할 전망이다. 오픈AI는 AI 기술 개발과 활용에 집중하며 Arm은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제공해 칩 성능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Arm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면 삼성전자가 이를 기반으로 첨단 공정에서 AI 반도체와 함께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한다. 고성능 AI 반도체 제조, 첨단 공정 기술 제공, 대규모 반도체 생산 역량 확대, AI 인프라 최적화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구상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사법 족쇄를 푼 이 회장이 파운드리 강화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메모리 반도체 성공이 이건희 선대 회장의 결과물이라면 파운드리는 이 회장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파운드리 사업은 이 회장의 경영 철학과 직결된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는 대만 TSMC와 비교해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9.3%로 하락하며 TSMC(64.9%)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파운드리 주도권을 회복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한 오픈AI, Arm과의 협력은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을 AI 시대의 중추적인 인프라 공급자로 육성하고 오픈AI와 Arm의 기술력과 결합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보였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글로벌 AI 거물들을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불러 모았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당초 삼성전자에선 이 회장 대신 전영현 반도체 총괄 부회장이 올트먼 CEO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손 회장까지 급하게 합류하게 됐다. 또 이 회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자금 투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삼성전자가 AI 인프라 구축에 더욱 깊이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소프트뱅크 역시 자금 지원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협력의 기반을 강화할 전망이다.
손 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력과 Arm의 설계 역량이 결합한다면 AI 인프라 구축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핵심 파운드리 파트너로 선정된 것은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가 직면한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 기술 개발 속도에서의 경쟁사와의 격차 그리고 반도체 공급망의 복잡성 등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술 혁신과 함께 공급망 안정성 확보,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를 탈환했다. 총 665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를 굳혔으며, 반도체 시장 회복의 중심에 섰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8.1% 증가한 626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705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프로세서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 반도체 매출이 73% 급증해 1120억달러를 기록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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