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장 흔드는 포켓몬 카드
희소성·추억 결합으로 가격 상승 촉발
대체자산으로 부상…시장 과열에 규제 논의도

한때 어린이들의 놀이로 여겨졌던 포켓몬 카드가 고가 수집자산이자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희귀 카드 한 장이 수십억원에 거래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시장 규모는 빠르게 확대되고, 동시에 절도와 사기 등 부작용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추억과 희소성' 결합…대체자산으로 부상

포켓몬 카드 시장의 급성장은 1990년대 후반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가 경제력을 갖춘 이후 다시 수집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실제로 비스포츠 트레이딩 카드 소비는 최근 몇 년 사이 3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의 가치는 발행량과 보존 상태, 그리고 캐릭터와 제작 배경 같은 '서사'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카드 감정기관 PSA(Professional Sports Authenticator)가 부여하는 등급은 사실상 품질 보증서 역할을 하며, 최고 등급 여부에 따라 가격이 수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유튜버 로건 폴이 내놓은 희귀 포켓몬 카드는 경매에서 240억원에 낙찰됐다. 로건 폴 유튜브 채널 캡처

유튜버 로건 폴이 내놓은 희귀 포켓몬 카드는 경매에서 240억원에 낙찰됐다. 로건 폴 유튜브 채널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스타이자 구독자 2290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로건 폴이 보유했던 '피카츄 일러스트레이터' 카드다. 이 카드는 1998년 공모전 수상자 39명에게만 지급된 희귀품으로, 최근 경매에서 약 1600만달러(약 240억원)에 거래되며 트레이딩 카드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폴은 이번 경매를 단순한 매각이 아닌 투자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를 통해 "젊은 세대가 주식과 부동산 같은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비전통적 자산이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켓몬 카드는 지난 20년간 주식 시장보다 300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가격 급등 부작용에 범죄·규제 논의 확산

시장 과열은 범죄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카드 매장을 노린 절도 사건이 발생해 유리창이 깨지고 카드가 도난당했으며, 미국 뉴욕과 매사추세츠에서도 고가 카드만 노린 강도 사건이 잇따랐다. 일본에서는 카드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부정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포켓몬 카드 게임 2026 코리안리그 시즌1에서 참가자들이 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포켓몬 카드 게임 2026 코리안리그 시즌1에서 참가자들이 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온라인 사기도 급증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포켓몬 카드 관련 전자상거래 사기가 600건 이상 발생해 피해액이 12억 원을 넘었다. 카드 사전 주문 후 물건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과열 양상은 오프라인에서도 드러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카드 구매 대기 중 발생한 다툼이 흉기 사건으로 번지기도 했다.

AD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규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는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판매 방식에 대해 확률 공개와 연령 제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미 아동 대상 판매 제한과 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홍콩에서는 고가 카드를 별도 시설에 보관하고 디지털로 소유권을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