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어"…임종 앞둔 말기 환자들, '이런 꿈' 꾼다
고인 재회·빛과 문…죽음을 ‘전환’으로 인식
끌려가는 악몽도 존재…“불안·내면 갈등 반영”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공통된 형태의 꿈과 환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지인을 다시 만나는 장면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 보건국(USL-IRCCS) 연구진이 말기 환자의 '임종 전 꿈과 환상(ELDVs)'을 분석한 결과를 학술지 '죽음 연구(Death Studies)'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는 완화 치료 전문가와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간호사, 심리학자 등 239명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경험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많은 환자가 임종을 앞둔 며칠 동안 비슷한 꿈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가장 두드러진 유형은 먼저 세상을 떠난 배우자나 부모, 친구를 다시 만나는 장면이었다. 일부 환자는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거나 함께 길을 걷는 모습을 떠올렸다고 전해졌다. 또한 밝은 빛, 문, 계단처럼 경계와 이동을 상징하는 이미지도 자주 등장했다. 한 환자는 "빛으로 가득한 열린 문을 향해 맨발로 계단을 올라가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은 죽음을 하나의 '끝'이 아니라 '전환'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심리적 과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 같은 경험은 정서적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 장면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고 보다 평온하게 현실을 수용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서는 해안선을 달리는 흰 말 등 편안함을 주는 상징적 이미지가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모든 환상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일부 환자들은 위협적인 존재에게 끌려가거나 강한 공포를 느끼는 악몽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연구진은 "죽음에 대한 공포나 삶을 놓아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괴로운 환각은 충족되지 않은 내면의 갈등이나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정서적 요구를 나타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가 의료적·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엘리사 라비티 박사는 "환자들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이런 경험을 숨기거나 축소해 말하는 경우가 많다"며 "꿈과 환상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죽음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빛이나 계단 같은 상징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해외여행은 글렀다, 반짝 일해 일당 벌자"…늘어...
다만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