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흠결로 공소X” ‘가축분뇨’ 사건 유죄 뒤집은 대법
분뇨 살포로 추가 오염
반복 명령 아닌 ‘새 처분’ 판단
조치 내용·기간 변경에도
의견청취 생략…공소 위법 판단
시청이 같은 명령을 여러 번 내렸더라도, 그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면 당사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법적으로 생략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이뤄진 공소제기는 위법하다는 취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가축분뇨 처리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농부 사건에서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충남 서산시청 소속의 한 공무원은 2023년 2월 이 농부가 자신의 토지 내 공장용 건물 등에 약 5400톤의 가축분뇨 또는 퇴비를 보관·야적·매립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서산시청은 같은 해 4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해당 분뇨를 적법한 처리시설로 옮기라는 조치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농부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조치명령 이행 과정에서 일부 분뇨를 인근 토지에 살포해 추가 환경오염을 유발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이에 서산시청은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로 농부를 기소했다.
1·2심은 해당 조치명령이 기존 명령의 반복에 해당한다고 보고, 행정절차법상 의견청취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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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반복된 조치명령처럼 보이더라도, 새로운 위반 행위로 인해 조치 내용과 기간이 달라진 경우에는 별도의 처분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의 의견 청취 절차를 빼먹은 것은 '절차적 흠결'로 본 것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조치명령은 단순 반복이 아니라 추가적인 조치사항이 포함된 것"이라며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내려진 조치명령을 전제로 한 공소는 위법하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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