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언론 뉴스는 가짜야"…유튜브가 만든 바벨탑 속 들여다보니[유튜브와 확증편향]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② 김보수·김진보 채널에는 어떤 내용이
김보수 "尹 체포는 애초에 불법"·"집회는 중국인 알바"
김진보 "尹 체포 실패하면 공수처도 한 패"·"집회는 노인 알바"

아시아경제는 자신의 정치 성향과 일치하는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을 때를 가정해 김진보, 김보수 유튜브 계정을 개설하고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유튜브가 구축한 두 세계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까. 두 계정에 뜨는 추천 영상을 통해 양분된 정치 지지층에 전파되고 있는 내용들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추천 영상 중 기성 언론사 뉴스를 제외한 개인 정치 유튜버 채널의 영상으로 설정했다. 유튜브가 쌓아올린 '정치 바벨탑'은 어떤 모습일까.

김진보와 김보수 계정에 추천 영상으로 뜨는 개인 정치 유튜브 채널 대부분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와 관련한 현안을 다루고 있었다. '성창경TV', '이봉규TV', '서정욱TV' 등 김보수 계정에 등장하는 유튜버 대부분이 극우적 정치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극우 유튜버들은 윤 대통령 체포가 애초에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중앙지방법원이 아닌 서부지법에 청구했고, 이는 관할 위반에 해당해 불법 영장으로 윤 대통령을 체포한 것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영장을 받기 쉬운 곳 아무 데나 청구하고 있다며 '영장 쇼핑', '판사 쇼핑'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진보 계정 추천 목록의 개인 유튜버들은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에 대해 "중앙지법이든 서부지법이든 문제가 있으면 법원은 영장 자체를 내주지 않는다. 문제가 전혀 없는 일" 등의 논리로 반박했다. 다만 이들에게도 공수처는 비판의 대상이었는데,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을 임명했으니 이들도 결국 대통령의 비호세력이라는 주장이었다. 가령 1차 체포에 실패했을 때 유튜브 출연자들은 "어떻게 이런 체포계획에 실패할 수 있느냐, 공수처도 한패나 마찬가지"라며 "무능의 끝판왕"이라고 꼬집었다.

관저앞에서 현장을 찍고 있는 유튜브. 조용준 기자

관저앞에서 현장을 찍고 있는 유튜브. 조용준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윤 대통령 체포 전날인 지난 14일에는 체포조가 곧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개인 유튜버들의 라이브 방송 카메라가 분주하게 돌아갔다. 김보수 계정 추천 목록에 뜬 유튜버들은 공수처가 2차 체포영장 집행도 실패해 말 그대로 빈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우 유튜브 채널 출연자는 "내가 경찰서와 경찰청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며 "일선 수사관들이 체포에 동원돼 힘들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잡아 오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김진보 계정에 뜬 개인 유튜버들은 경호처 내 부당한 지시에 따른 분열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집중 공략하며 체포 저지 세력은 불법 계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버들은 탄핵 집회 참여자들을 폄훼하는 발언도 서슴없이 내놨다. 양쪽 진영에서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해 집회 참여자 수를 늘리고 있다는 논리다. 김보수 계정에 뜨는 개인 유튜버들은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돈을 받고 고용된 중국인들"이라며 "관련 내용의 언론 보도가 없는 것은 기성 언론이 이미 중국 자본에 점령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집회에서 '천안문을 기억하느냐' 가사가 담긴 노래를 틀면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집회 현장에는 한국에서 쓰지 않는 북한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진보 유튜버 채널에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해 드러누운 고령의 참가자가 "오늘 공수처 안 온다"라는 말에 벌떡 일어나는 영상이 올라왔으며 "탄핵 반대 집회에는 돈을 받고 고용된 노인들이 참여한다"고 했다.


지난 1월 3일 아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 관계자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들어간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관저 근처 집회장으로 가면서 태극기와 성조기, 부정선거 검증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허영한 기자

지난 1월 3일 아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공수처 관계자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들어간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관저 근처 집회장으로 가면서 태극기와 성조기, 부정선거 검증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허영한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개인 유튜버들이 가진 국제관계에 대한 생각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보수 계정에 등장한 유튜버들은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친미, 반중 메시지를 전파했다. "윤 대통령 체포는 미국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인이 경고했다"는 내용도 보수 유튜버 영상에 등장했다.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만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촬영된 사진에 한국 정부의 마크가 새겨진 문서 케이스가 있었다"며 김 여사가 일본에 정부 사업 특혜를 줬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파했다.

다만 언론관은 개인 유튜버들 모두 비슷했다. 기성 언론이 가짜뉴스만 보도하고 있으며 특정 정치세력의 편을 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김보수 계정에 등장하는 영상에서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도 모두 중국에 넘어갔으며 동아일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참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절독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보 추천 영상에 있는 개인 유튜버들은 일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는 언론이 윤 대통령을 여전히 비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 뉴스는 가짜야"…유튜브가 만든 바벨탑 속 들여다보니[유튜브와 확증편향] 원본보기 아이콘

대통령도 봤다는 유튜브…담화문에 얼마나 담겼나
한남동 관저 부근 부정선거 피켓. 조용준 기자

한남동 관저 부근 부정선거 피켓.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

김보수 유튜브 계정에 뜨는 추천 영상 중 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내용과 유사한 주장이 담긴 것들도 많았다. 부정선거와 관련한 주장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 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편지에서 "선거 소송의 투표한 검표에서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됐고, 선관위 전산시스템이 해킹과 조작에 무방비이다. 발표된 투표자 수와 실제 투표자 수 일치 여부에 대한 검증과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보수 계정 추천 영상에는 선관위에서 스파이들이 잡혀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로 이송됐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계엄 당일 선관위 연수원이 있는 수원에서 9명의 중국인 스파이를 체포해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이송했고, 여기서 출항해 오키나와 나하 미해병대 기지로 이송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 한 미 해군 수송함이 나하에 입항한 사실을 확인했다. 4일 오전 4시 이전 평택항에서 출항한 것이라고 계산하면 맞아떨어진다"는 내용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개인 방송에서 대통령 측에 본인들이 이러한 부정선거 관련 의혹을 호소했고, 노력 끝에 대통령이 확신하게 됐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4·10 총선이 사기 선거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사기 선거에 관련한 자료를 USB에 담아 이것을 대통령에게 꼭 좀 전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편집자주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에 먼저 정보를 검색하는 시대. 이용자의 흥미와 일치하는 영상만을 추천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확증편향을 더 짙게 만들고 있다. 극우, 극좌로 나뉜 채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개인 유튜버들은 우리에게 어떤 정치 세상을 보여주고 있을까. 이들이 보여주는 세상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알고리즘이 만든 필터버블로 인해 믿고 싶은 것만 유튜브를 통해 보고 있지는 않을까. 아시아경제는 이를 검증해보기로 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