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원뱅크 슈퍼앱 이끈 경험
신경분리 후 줄곧 은행 경력
조직안정화 기여할 듯
정부서울청사 지점장 이력있어
금융당국과의 관계 주목돼
다만 내부통제 강화는 과제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취임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 내부통제, 수익성 개선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디지털에 강점이 있고 은행 경력이 많은 만큼 조직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서울청사 지점장 이력으로 금융당국과의 소통도 원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강 행장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8대 은행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다. 그의 임기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취임사에서부터 강 행장은 농협은행이 당면한 과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우선 ‘디지털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는 “비대면·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고객접점을 반영한 전략을 제시하고 일상에 금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이노베이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업무 자동화로 효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데 그가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행에서 올원뱅크사업부장, 디지털전략부장을 지내며 전문성을 키워온 강 행장은 2023년 DT부문 부행장 재임 시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부문 겸임했다. 당시 올원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농협금융 슈퍼앱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그가 담당했던 올원뱅크는 출시 2년 6개월 만인 2018년 12월 가입자 300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1133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다양한 금융사고로 침체된 조직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도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로 입사했지만 2012년 농협이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된 시점부터 줄곧 농협은행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는 전임 행장들과 다른 부분이다. 신경분리 이후 농협은행이 만들어지며 취임한 행장 7명 모두 취임 직전 10년 내 농협중앙회 경력을 거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강 행장은 직전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을 제외하곤 은행에서만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업무 이해도가 빠르고 내부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을 수 있어 조직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 지점장을 한 이력도 강점이 된다. 정부서울청사에는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가 있어 이곳 지점장의 경우 당국과의 관계를 쌓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통해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던 금융당국과 중앙회 간의 가교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합천 출신 강호동 중앙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음에도 행장 내정 당시 당국 반응이 이전과 달랐던 이유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와 관련해 “농협은 농업 등 현업 특성을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게 일리가 있다”며 “농업과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를 가진 균형 있는 분을 선임하실 걸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통제 강화는 과제로 남아있다. 농협은행에서 지난해 공식 홈페이지에 공시한 금융사고만 6건이며 피해액은 총 450억원이다. 규모가 작은 사고까지 합치면 16건(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KB국민은행(19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농협은행장들은 줄곧 연임을 하지 않는 관례가 있지만, 이석용 전 은행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실상 교체됐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다. 강 행장은 취임사에서 “업무 재설계를 통해 모든 프로세스 시스템화하고 취약점 전면 재정비해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며 내부통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업에선 이미 여러 강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 사고예방, 책무관리,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내부통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준법감시인력을 기존보다 2배 증원한 122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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