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에리언 "강한 美경제가 세계 좌우…올해 리스크는 정책 실수"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를 이끌었던 모하메드 엘-에리언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총장은 "현재 글로벌 경제는 미국이라는 단 하나의 엔진으로 돌고 있다"면서 2025년 주목해야 할 리스크로 향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수 있는 정책 실수,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꼽았다.
엘-에리언 총장은 6일 공개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American economic exceptionalism)라고 불리는 현상이 글로벌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효과적인 방패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핌코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그는 알리안츠그룹의 수석 경제고문을 겸임하며 학계와 금융계 양쪽에서 모두 인정받아온 대표적 경제석학이다.
엘-에리언 총장은 먼저 "한 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지정학적, 정치적 사건들이 현실이 됐다"고 2024년 한 해를 평가했다. 그는 "중동에서는 비극적인 갈등이 격화하며 수많은 무고한 인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프랑스, 독일이 정치적 리더십을 잃었고, 유럽의 경기침체는 한층 심화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과 구조적 성장 및 발전 사이에서 갈등하며 정책 혼란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각국 시장이 견조한 수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를 꼽았다. 엘-에리언 총장은 현재 세계 경제가 미국이라는 단일경제에 의해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2025년에도 미국 증시는 대부분의 다른 선진국 증시를 계속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세기부터 등장한 '미국 예외주의(US exceptionalism)'는 정치, 외교 등의 분야에서 세계 패권 국가로서 미국의 특수성과 차별화를 강조하는 데 주로 사용돼온 단어다. 지난해에는 미 경제의 '나 홀로 호황'이 뚜렷해지면서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역시 마켓 라이브펄스 설문 결과를 인용해 미국 예외주의가 올해 뉴욕증시와 달러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관건은 이러한 미국 경제의 힘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엘-에리언 총장은 "(예외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는) 다른 주요 경제국들이 필요한 개혁을 시행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줄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며 "특히 많은 중앙은행이 어려운 정책 결정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의해야 할 리스크로는 가장 먼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수 있는 정책 실수를 꼽았다. 자칫 정책 실수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반등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앞서 그는 다른 기고문에서도 연방준비제도(Fed)의 잘못된 통화정책이 미국 예외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두번째 리스크로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경제와 시장에 여파를 미칠 여파를 지목했다.
엘-에리언 총장은 올해 미 경제의 키를 쥐고 있는 Fed의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는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Fed가 2% 물가안정 목표를 빨리 달성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지, 아니면 (다른 경제적 여파를 고려해)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자를 선택할 경우엔 1차례 인하가 한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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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이 규제 완화, 자유화 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미국 경제의 노랜딩(무착륙) 기대감을 꺾는 리스크 중 하나로 금융, 재정, 무역, 노동정책과 관련한 정책 실수의 가능성을 꼽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우려가 있음도 인정했다. 이 밖에 그는 독일, 프랑스가 현재 정치적 리더십 문제로 흔들리고 있으나, 성장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일본은행(BOJ) 역시 금리 인상 행보를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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