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격 사업 속도를 높여야 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를 두고 시장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한 달 전 선도지구 사업으로 이주민 발생 시 살 집을 따로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지자체가 반발하는 등 첫발부터 삐그덕 거리는 모양새가 나타나면서 영 못미덥다는 눈치다.
정부가 이주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다. 재건축으로 집을 허물면 새집을 지을 때까지 주민들이 잠시 머물 전셋집을 구해야 한다. 이때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가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낸 것이다. 정부 추산 이주 수요는 약 3만6000가구다. 이중 기존 혹은 새로 지어질 민간 아파트로도 소화가 안되는 수요가 7700가구다. 이 정도 주택을 공급하면 전세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본 것이다. 정부는 이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그런데 7700가구 중 절반은 언제 어디서 나오는지 발표하지 못했다. 지자체와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확정된 물량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중앙도서관 인근 보건소 이전 부지 1500가구, 경기 군포시 당정동 공업지역 2200가구 정도다.
'나머지 4000가구는 어디서 나온다는 거지?' 하는 시장의 의문이 제기되는 발표였는데, 성남시가 정부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교통 체증 우려 등 주민 피해를 이유로 이주단지 건설에 반대했다.
정리하자면 정부가 발표한 이주단지 중 군포시에서 나올 2200가구의 공급만 확정됐다는 얘기다. 필요한 가구 수의 28.6%(2200가구)만 달성 가능한 물량이 됐다. 정부가 이주대책을 내놓은 것인지, 군포시를 대신해 정비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인지 모를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이주대책이 진행되면 시장의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뒤늦게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성남시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의 신뢰는 이미 추락한 뒤였다.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것’만으로는 신뢰 회복이 어렵다. 논의가 길어지기라도 한다면 시장의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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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주대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1기 신도시 인근 어느 곳이라도 이주주택이 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 이주단지를 대체할 부지 등을 발표해야 한다. 정부의 명확한 대안이 있어야 시장은 안심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간에 어떤 부분에서 견해차가 있고, 정부의 해결책은 무엇인지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긴밀한 협의’라는 말 한마디로 정부를 믿고 안심하기에는 이미 정부가 잃은 신뢰가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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