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 "서울시 소득보장실험 높게 평가"
7일 DDP서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
'기본소득vs디딤돌소득' 질문에
루크 쉐퍼 "지금으로선 선별이 바람직"
정책 발전 위해선 재원 마련·기존
복지 시스템 등과 연계 고민해야
서울시의 소득보장실험 디딤돌소득의 2년차 성과에 대해 세계 석학들은 호평을 내놨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권 라이벌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보다 디딤돌소득이 현재로선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내비쳤다. 디딤돌소득의 전국 확산, 장기적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제로는 재원 마련 방안과 기존 제도와의 연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석학들은 디딤돌소득의 2차년도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디딤돌소득은 일정한 금액을 전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달리, 기준 중위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의 일정 비율을 지원해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구조다. 포럼에서 공개된 2차년도 연구 결과 탈수급률이 1차년도(4.8%)보다 3.8%포인트 증가한 8.6%(132가구)에 달했다.
"기본소득보다 선별 지급 디딤돌이 낫다"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은 기조연설에서 "정책과 연구 간 다양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이를 통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 부분은 다른 소득보장제도에서 찾기 힘든 부분인데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그러스키 스탠포드대 사회학 교수도 디딤돌소득 성과발표 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흠집을 찾아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과 오 시장의 디딤돌소득을 비교했을 때 어떤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석학들은 디딤돌소득의 손을 들었다. 미국에서 현금 지원 소득 실험을 감독한 루크 쉐퍼 미시간대 교수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지금으로선 찾기 어려울 것 같다"며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 (개인적) 관심은 있지만, 지금으로선 선별지급 제도가 더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2017년 기본소득 실험을 경험한 파시 모이시오 핀란드 국립보건복지연구원 연구교수도 "보편지급은 조세 시스템을 바꾸는 개혁을 필요로 한다"며 쉐퍼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뤼카 샹셀 세계불평등연구소 소장(왼쪽부터)·오세훈 서울시장·데이비드 그러스키 스탠포드대 교수가 7일 DDP에서 열린 '2024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서 특별대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서울시
원본보기 아이콘'재원' '기존 복지제도 연계' 등 과제 제시
디딤돌소득이 서울 내의 '실험'이 아닌 전국 단위의 정책으로 확산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과제도 제시됐다.
샹셀 소장은 사전대담에서 디딤돌소득이 정책이 됐을 때 재정을 확보할 방안과 조세제도 활용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오 시장은 "5~6년 뒤 국내 복지지출이 GDP 대비 20%가량 될 것"이라며 "디딤돌 소득실험에서는 중위소득 85%로 설정했는데, (정책) 시행 초기에는 중위소득 65%부터 시작해서 최종적 목표를 중위소득 85%로 맞추고 재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해 나간다면 나라의 경제 규모에 맞춰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올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모이시오 교수는 기존 복지·고용 제도 등 유관 제도와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 7~8년 후 깨달은 것은 단지 소득지원만이 아니라 기타 서비스에 대해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음의 소득세 성격의 디딤돌소득을 다른 고용서비스, 사회지원서비스와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다음 단계가 한국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고 했다. 디딤돌소득 성과 연구를 맡은 이정민 서울대 교수는 "모이시오 교수가 말했듯 복지부의 사회서비스 부분, 고용부의 고용노동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라 생각한다"며 "진행 중인 정합성 연구를 더 넓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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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현재 전체 사회보장제도를 분석해 디딤돌소득과 연계 혹은 통폐합하는 방안 및 재원을 연구하는 정합성 TF를 운영 중이다. 오 시장은 "정합성 연구 결과 등 3년간 (디딤돌소득을) 실험해 결과가 나타난다면 망설이지 않고 전국화 논의를 내년 하반기쯤 시작하는 것이 저의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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