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암학회' 유럽종양학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3일 개막
키트루다·엔허투 등 최신연구결과 공개
한국에서도 유한양행·루닛 등 참가
전 세계 항암 전문가들과 글로벌 제약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모여 최신 항암치료법에 관한 지견을 나눈다. 우리 제약바이오업계도 참여해 암 정복 기술을 소개한다.
13일부터 오는 17일(현지시간)까지 바르셀로나에서는 2024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가 열린다. ESMO는 176개국 4만여명의 암 전문가가 속해 있는 글로벌 학회로, 매년 열리는 학술대회는 미국암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더불어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이번 ESMO에서는 지난해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의 자리에 오른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비롯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열풍을 이끄는 아스트라제네카(AZ)·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등 대형 항암신약이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난치성 암에 대한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14%는 뇌 전이가 일어나지만 적용할 만한 치료제가 없었다. AZ는 엔허투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다. 엔허투는 기존 연구에서도 뇌 전이 환자에 대한 효능이 어느 정도 입증됐지만, AZ는 이번 임상에서 본격적으로 전이 환자에 집중한 연구를 진행해 확고한 효능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AZ는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와 이뮤도를 진행성 또는 절제 수술이 불가능한 간암 환자에게 투약한 임상 시험의 5년 추적 결과도 내놓는다. 절제 수술을 할 수 없는 간암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까지 떨어지는데, 이 요법을 쓰면 4년차까지 환자 25%가 생존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번 발표에서는 5년차 환자의 생존율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공개된다.
키트루다는 이번 ESMO에서 삼중음성유방암, 위암, 흑색종 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된다. 키트루다는 우리나라 기준으로만 17종에 달하는 암에 대해 허가받는 등 다양한 암에 대한 효능을 입증받았다. 삼중음성유방암은 기존 표적항암제가 겨냥하는 수용체 3가지가 모두 암세포에서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데, 키트루다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이번 ESMO에는 유한양행, 루닛, 한미약품, HLB, 티움바이오, 네오이뮨텍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도 참여해 최신 항암 기술을 발표한다.
HLB의 간암 대상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유한양행의 폐암에 쓰이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각각 2022년과 지난해 ESMO에서 임상시험 결과를 선보이며 단숨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노리는 치료법으로 발돋움했다. 유한양행은 해당 병용요법이 최근 실제로 FDA 승인을 받은 가운데 이번 ESMO에서도 관련 임상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 HLB 역시 FDA 재수를 도전하고 있는 리보세라닙과 관련해 총 9건의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루닛은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는 어떤 환자에게서는 치료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등 환자마다 반응이 제각각이다. 루닛은 자사의 AI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시스템인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환자의 면역 활성 정도, 암의 형태 등에 따라 면역항암제의 약효가 다르다는 점을 규명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면역항암제 치료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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