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처리, 보완수사, 사법통제 집중해야"
오는 11일 퇴임을 앞둔 임관혁(58·사법연수원 26기) 서울고검장이 “검찰은 과부하에 걸려있다”며 인지 수사를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고검장은 9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걸 잘할 수는 없고 때로는 과감히 내려놓는 지혜와 용기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검찰은) 다양한 영역에서 크고 작은 인지수사를 많이 벌이고 있고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의 처리와 사법 통제 업무도 쌓여 있으며 공판 부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게다가 수사와 공판 모두 전보다 많이 지연돼 사건 당사자들이 힘들어하고 있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도 더 곤란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검찰인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 모든 일을 감당해 왔지만,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좀 회의적”이라고 했다.
임 고검장은 “그동안 여러 선배가 지적했듯이, 인지수사는 검찰에 보다 적합한 부패와 금융 등 필요 최소한의 영역으로 줄이고 대신에 일반 형사사건 처리, 보완 수사 및 사법 통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그러면 신속한 사건 처리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고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서울중앙지검 특수 1·2부장,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장, 서울동부지검장, 대전고검장 등을 지냈다.
지난달에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임 고검장과 심우정 법무부 차관 등 4명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임 고검장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심 차관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3일 법무부에 사직 의사를 밝혔다. 연수원 동기인 임 고검장과 심 후보자는 고검장급 간부 중 최고참이다. 임 고검장의 퇴임식은 오는 11일 열린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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